무디스, 신용등급 B1→Ba3로 1년 만에 상향 조정고강도 긴축 효과로 CPI 75.5%→35.1%"정책 일관성 유지엔 여전히 불확실성"
  • ▲ 튀르키예 이스탄불 거리의 환전소ⓒEPA 연합뉴스
    ▲ 튀르키예 이스탄불 거리의 환전소ⓒEPA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튀르키예의 국가신용등급을 B1에서 Ba3으로 상향 조정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리라화 신뢰를 회복한 점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정책 일관성 유지와 정치적 독립성 여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무디스는 26일(현지 시각) 튀르키예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1에서 Ba3로 한 단계 올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약 1년 만의 상향 조정이다. 신용등급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됐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거시경제 불균형을 축소하며, 국내외 예금자들 사이에서 리라화에 대한 신뢰를 점차 회복하는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몇 달간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2023년 6월 대선 이후 중앙은행의 정책은 정치 개입 없이 일관되게 유지돼 왔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이번 신용등급 상향에 대해 "통화 및 재정정책에서의 급격한 후퇴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며 "정책 일관성 유지에 대한 위험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저금리 기조를 고수하며 리라화 폭락과 고물가에 직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3년 5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후, 중앙은행은 8.5%였던 기준금리를 총 9차례에 걸쳐 50.0%까지 인상하며 긴축 전환에 나섰다.

    급격한 금리 인상 덕분에 지난해 5월 75.5%까지 뛰었던 튀르키예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올해 6월 들어 35.1%까지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 따라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46.0%에서 43.0%로 인하하며 점진적 완화 신호를 보냈다.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은 튀르키예 정부가 신뢰성 있는 통화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책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통화정책의 지속성과 정치적 독립성 유지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