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코스피 1% 하락 중…코스닥은 1.7% 내림세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한 단계 하향 조정 여파5주간 오른 국내 증시…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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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한 가운데 코스피가 하락하고 있다. 다만 예고된 강등이었던 만큼 과거 미국 신용 등급 강등 당시에 비해 증시에 미친 파급력은 강하지 않은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5.47포인트(-0.96%) 내린 2601.59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3.17포인트(0.50%) 하락한 2613.70으로 출발한 후 하락 폭을 확대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25억원, 448억원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은 1030억원 사들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1.76%), SK하이닉스(-2.79%), 현대차(-1.86%), HD현대중공업(-1.19%), 기아(-1.09%) 등은 하락 중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1.70%), LG에너지솔루션(1.07%),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7%), KB금융(1.93%) 등은 오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2% 내린 721.27로 장을 시작한 뒤 10시 30분 현재 1.79% 하락 중이다.

    개인이 1617억원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85억원, 10947억원 순매도 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0.79%), 펩트론(0.11%), 에이비엘바이오(0.50%)를 제외하고는 전 종목 하락 중이다. 특히 HLB(-5.01%), 레인보우로보틱스(-7.59%), 리가켐바이오(-3.10%), 삼천당제약(-5.41%), 리노고업(-4.59%) 등의 낙폭이 깊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5원 상승한 1395.1원으로 출발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발 악재에 조정받는 모습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각)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지난 10여년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속적인 재정 적자로 인해 급격히 증가해왔다"며 "재정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고 하향 배경을 밝혔다.

    다만 이날 하락세는 과거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됐던 시기와 비슷하거나 다소 완화된 수준으로 평가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8월 5일, 피치는 2023년 8월 1일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각각 하향한 바 있다. 

    S&P의 하향 조정 당시 코스피 지수는 무려 3.82%나 급락했고, 피치의 하향 조치 이후 코스피는 1.9%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2023년 8월에 이미 '부정적'으로 내리며 강등을 예고한데다 이미 다른 신평사들도 같은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사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지만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재정 리스크가 이미 알려진 악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P는 2011년 8월에, 피치사는 2023년 8월에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어 이번 무디스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새롭거나 예상치 못한 악재가 아니다"라며 "현시점에서 금융시장의 급격한 조정을 유발시킬 수 있는 큰 악재, 즉 관세 리스크가 소강 국면에 진입해 있어 신용등급 하향 조정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재료가 단기적으로는 증시의 변동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나 코스피는 최근 5주 연속 상승 흐름을 보였던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일시적인 조정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된 상태로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은 "최근 코스피 지수는 저점 대비 주가 회복이 빨랐다는 점에서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단기 차익 실현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단기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신정부 정책 기대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주가 조정 폭 및 기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5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주간 기준 연속 상승이 6주 이상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다"며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까지 겹쳐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단기 과열을 해소하며 조정받는다면 하반기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가도 빠르게 상승한 가운데 단기 차익 실현 심리가 강화될 수 있다"면서 "단기 주가 조정 시 AI 모멘텀 회복 기대감이 있는 AI 관련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