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품군 FE 라인업 확장 … 출시 후 최다'가성비 플래그십'으로 출하량·점유율 방어기존 부품 활용해 재고·수익성 측면서 긍정적'엑시노스' 탑재해 파운드리 실적 보탬될 전망
  • ▲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출시한 갤럭시S24 FE.ⓒ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출시한 갤럭시S24 FE.ⓒ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로 힘입어 상반기 실적부진을 상쇄한 삼성전자가 팬에디션(FE) 제품으로 점유율 방어에 나선다. 수요 회복이 불확실한 가운데, 준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출하량을 유지하고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탑재를 늘려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9월 중순 보급형 라인 ‘갤럭시 팬에디션(FE)’ 신제품 S25 FE와 버즈3 FE 등 2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바에 따르면 갤럭시S25 FE는 네이비, 아이시블루, 제트블랙, 화이트의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128GB 또는 256GB, 512GB 저장 용량 모델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모두 8GB 램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전작인 S24 FE와 비교해 카메라 성능과 충전속도, 디스플레이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 점치는 시각이 많다. AP는 엑시노스2400이 탑재가 유력하다. 

    갤럭시 버즈3 FE는 기존 버즈3 시리즈와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프로 모델과 같이 커널형 이어폰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청취 기능, 갤럭시 AI 기반의 통역 모드 등 일부 고급 기능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기존 갤럭시 S시리즈보다 저렴하지만 사양은 비슷한 준프리미엄급 기종 FE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통상 매해 1~3개 제품을 공개했다. 만약 전망처럼 9월 갤럭시S25 FE와 버즈3 FE를 선보이는 경우 올해 선보이는 FE 시리즈는 5개로 역대 최대를 경신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갤럭시 탭 S10 FE과 FE+를 공개했으며 7월 하반기 언팩에서는 갤럭시Z 플립7 FE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FE 라인업 확대는 점유율 방어와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선보인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7·플립7이 국내외서 호응을 이어가고 있지만 하반기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하는데다 중국 제조사들의 경쟁도 치열해 출하량이나 점유율 측면에서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플래그십 기능을 갖춘 준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틈새시장 공략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불확실한 수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게다가 기존 재고 부품을 활용할 수 있어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 효과도 있다. FE 시리즈는 전작 플래그십의 부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재고 처리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이익률 방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FE 라인업을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라 태블릿, 워치, 버즈(이어폰)까지 늘리면서 생태계 확대로 인한 연계 구매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사활을 걸고 있는 파운드리 부분에서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의 경우 성능, 발열 등의 문제로 AP를 더욱 엄격하게 채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에는 자사의 AP 엑시노스를 사용해 왔지만 최근 수율 문제로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AP를 함께 사용해왔다. 올해 초 선보인 갤럭시S 25시리즈와 Z 폴드7에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됐지만, Z 플립7에는 전량 엑시노스2400이 들어갔다. 

    준프리미엄급 모델의 경우 엑시노스를 사용해도 구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제 갤럭시Z 플립7 FE의 경우 엑시노스2400이 탑재됐으며,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갤럭시 S25 FE에도 엑시노스 2400e 칩셋이 AP로 탑재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FE 제품군은 파운드리 부문이 매출을 낼 수 있는 주요 공급처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처럼 스마트폰, 태블릿, 버즈, 워치 등 제품군 전반에 FE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수요가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에서 리스크를 분산하고, 내부적으로는 엑시노스 AP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군의 수요 기반을 안정화하는 이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