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막판, 미국산 소고기 30개월령 수입 제한 도마 올라 "끝없는 개방 속에서 한우농가 벼랑 끝 내몰려""美 소고기 개방 확대 정부서 적극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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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영석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본인 제공
"한우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개방은 절대 이뤄져선 안됩니다."지난 29일 서영석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은 뉴데일리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서영석 국장의 발언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존까지 '레드라인'으로 지켜왔던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협상카드로 거론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특히 소고기 시장 개방은 미국 정계에서의 개방 압박이 거센 사안이다. 한미의원연맹 소속으로 최근 미국을 방문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쌀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경우는 없고, 소고기 30개월령 수입 제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전달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미국의 이같은 처사에 정부는수입장벽 추가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지난 14일, 대미 협상을 이끄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통상 협상 주요 성과 브리핑에서 "농산물 분야도 이제는 전략적인 판단을 할 때이며, 민감한 부분은 지키되 전체 협상의 틀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발언했다.서 국장은 "이미 한우 농가는 벼랑끝에 몰린 상황"이라며 소고기가 상호관세 협상카드로 올라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우 1두당 161만원이 적자다. 끝없이 오르는 사룟값, 값싼 수입산 소고기 유통 확대 등이 주된 배경이다.특히 한우농가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확대로 인해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호소한다. 현재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가는 대한민국으로, 2024년 기준 총 수입량 46만1027톤 중 22만1629톤, 절반 가까운 물량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다.서 국장은 "그렇지 않아도 내년이면 미국 소고기 관세는 0%가 돼, 다른 수출국가들보다 가격 경쟁력 우위에 있는 미국산 소고기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이 자명하다"며 "30개월령 이상 소고기까지 수입할 경우 수입량은 더욱 큰 폭으로 늘어 한우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
- ▲ 전국한우협회는 7월28일 한국농축산연합회·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축산관련단체협의회·농민의길 등 종합단체와 함께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개방 반대 전국 농축산인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전국한우협회
이어 "또 하나의 큰 문제점은 안전성 문제로 인한 소고기 자체에 대한 인식 저하"라고 꼬집었다.미국산 소고기는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대국민 촛불시위'가 열릴 만큼 수입 반발이 심한 품목이었다. 특히 광우병 발생 이력이 30개월 이상 연령 소에서 주로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 불안이 급속히 확산됐다. 결국 당시 이명박 정부는 한미 간 협상을 통해 30개월령 미만의 소고기만 수입하도록 제한했다.서 국장은 "광우병 위험이 잔존하는 소고기가 국내 대거 수입됐을 때, 국민들은 소고기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돼 전체 소고기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마저 점쳐진다"고 했다.그는 "정부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압박하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해야 할 것이며, 수입 개방을 강행할 경우 협회 역시 국회 협조를 통해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한편 이날 오전 11시 전국 8만 한우농가를 대표하는 전국한우협회는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개방 반대 한우농가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이날 협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절대 반대 ▲굴종적인 한-미 관세 협상 즉각 중단 ▲미국산 소고기에 상호관세 25% 추가 부과 등을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기자회견에 앞서 협회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식량자급이 곧 국가안보'라고 외치던 李대통령에게 이제 우리 농민들은 묻는다"며 "대통령은 농민을 또다시 저버릴 것인가? 희망도 꿈도 없는 농민들에게 남은 건 결국 아스팔트 농사뿐임을 밝힌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