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대우·GS·삼성E&A 상반기 매출 전년比 감소업황 불황·소극적 수주로 성장세 스톱…해외·주택 동반침체미국산 자재 적어 관세협상 파급력 미미…하반기도 안갯속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상반기 대형건설사들이 매출 부진을 겪으면서 '역성장' 늪에 빠지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과 유동성 둔화, 그에 따른 소극적 수주 등으로 1년새 매출이 줄면서 외형성장세가 멈춘 것이다. 앞서 확산됐던 '7월 위기설'은 일단 넘기는 분위기이지만 지속된 주택·해외시장 침체 탓에 하반기에도 'V자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불확실성 요소중 하나인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이 타결되긴 했지만 당장 큰 체감효과는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삼성E&A 등 5개 건설사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이중 GS건설을 제외한 4개사는 영업이익까지 줄어 외형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놓쳤다.

    각사가 발표한 잠정실적 자료를 보면 우선 삼성물산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7조150억원으로 전년동기 10조4990억원대비 33.2% 줄었다. 같은기간 수익성지표인 영업이익도 1조6120억원에서 1조4770억원으로 소폭 내려앉았다.

    2분기 부문별 매출을 보면 주택 등 건축이 2조3290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9680억원보다 41.3% 급감했고 토목도 1940억원에서 159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플랜트만 7640억원에서 9070억원으로 상승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하이테크를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며 "주택부문 마케팅 비용 등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8조453억원으로 전년동기 8조4895억원대비 5.2% 줄었다. 영업이익도 2427억원에서 1859억원으로 23.4% 감소했다.

    대우건설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4조3500억원으로 전년동기 5조3088억원대비 18.1% 하락했다. 다만 누적 영업이익은 2196억원에서 2335억원으로 반등했다.

    GS건설도 상반기 매출이 6조2590억원으로 전년동기 6조3681억원보다 줄었다. 삼성E&A도 5조710억원에서 4조2760억원으로 15.7% 감소했다.
  • ▲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공사비 상승과 국내 주택 및 해외시장 침체 장기화로 하반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타결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하반기에도 수주 감소, 매출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업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설업 경우 타업계보다 내수비중이 높아 관세율의 직접적인 영향이 덜한 편이다. 장기적으로 자재값 하방압력이 강해질 수 있지만 그마저도 미국산 자재 비중이 적어 체감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공사비나 자재값 측면에선 관세협상 타결이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며 "반도체나 자동차 등 미국내 그룹사 건설공사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일부 대형사에만 한정된 호재"라고 내다봤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북미지역 발주와 수주가 늘어도 중동쪽이 살아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 여파로 발주를 줄이고 있어 해외수주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현장에선 단가나 운송비 등을 고려해 미국산보다는 국산이나 중국산 자재 사용비중이 훨씬 높다"며 "해외수주도 북미지역 그룹사 공사를 제외하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택시장도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은 23개월만에 규모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11년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2만6716가구로 직전월 2만7013가구대비 1.1% 줄었다.

    다만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여전히 매우 많은 규모다. 11년 11개월만에 최대 규모였던 5월 말과 비교해도 불과 297가구 적은 수준으로 전년동기 1만4856가구보다 79.8% 증가했다.

    중견건설 C사 관계자는 "주택이든 해외든 하반기에도 수주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수주잔고를 쌓아놓은 대형사는 그나마 괜찮지만 중견사나 지역 중소사는 당분간 현상 유지도 벅찰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