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인터넷에 실수령액 인증으로 이목 집중월평균 923만원. 연봉 환산하면 1억1000만원업계 "상위 2~3% 수준, 이례적인 케이스" 평가대규모 배송처 확보하고 집화까지 해야 가능
  • ▲ 최근 택배기사 A씨의 수익 공개가 큰 화제를 모았다. ⓒChat GPT 합성
    ▲ 최근 택배기사 A씨의 수익 공개가 큰 화제를 모았다. ⓒChat GPT 합성
    CJ대한통운 12년차 택배기사 A씨가 월 1000만원에 육박하는 실수령액을 인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택배업계에서는 A씨의 월수입은 상위 2~3%에 해당하며,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현직 CJ 택배기사 실수령 인증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CJ대한통운 소속 지입 차주이며, 운수회사 명의로 된 개인 소유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씨가 공개한 급여명세서를 보면 3개월 동안 ‘공제후 지급액’은 각각 ▲896만3182원 ▲866만8455원 ▲1006만5562원이다. 월평균 약 923만원이며,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1000만원이다. 

    A씨는 “평균 실수령 금액은 최저 8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 정도”라면서 “평일 기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며, 거래처 집화하고 회사에 상차하고 집에 오면 저녁 8시쯤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일요일, 공휴일은 쉬고 주 6일 일한다”면서 “주위에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과 버는 돈은 비슷한데, 복지도 퇴직금도 없어 비교 대상은 아닌 듯하고, 정년도 없고, 몸 쓰는 직업이라 오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택배일을 해서 월 1000만원, 연 1억원 정도의 ‘고수익’을 올린다는 점에서 A씨의 글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신의 직장이다’, ‘부럽다’ 부터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노동강도가 높아야 할 것’, ‘아무나 못할 것 같다’ 등의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다. 

    이에 대해 택배업계에서는 “A씨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언급했다. 

    택배업체 B사 관계자는 “이 정도 수입을 올리려면 배달만 해서는 불가능하며, 집하 업무까지 해야 한다”면서 “대단지 아파트 등 한 번에 많은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C사 관계자도 “월 1000만원을 버는 게 쉽다면 누구나 택배에 뛰어들었을 것”이라면서 “좋은 배송처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곳을 발굴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업력과 네트워킹 역량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 A씨가 수익을 인증한 내용 중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 A씨가 수익을 인증한 내용 중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실제 A씨의 글을 보면 공제후 지급액이 1006만5562원이었던 달에 배달수수료는 780만4700원, 집화수수료는 232만3770원이었다. 

    아울러 A씨는 해당 글에서 “10년차가 넘다 보니 거의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배송하고 있다”면서 “집화 거래처도 나름 대형인 곳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주요 거점에서 효율적으로 대규모로 배송할 수 있는 곳을 확보해야 하며, 배달 외에 집화 업무도 하고, 거래처 관리와 확대 등의 조건이 모두 갖춰져야 월 실수령액 1000만원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A씨의 실수령액을 상위 2~3% 수준으로 추정했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지난달 1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6개 택배사에 소속된 택배기사 1203명의 월평균 수입은 약 517만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컬리 578만2000원 ▲쿠팡CLS 569만5000원 ▲롯데글로벌로지스 498만5000원  ▲로젠택배 494만6000원 ▲CJ대한통운 493만5000원 ▲한진택배 471만1000원이었다. A씨의 수입은 업계 평균보다 약 두 배 높다. 

    또한 CJ대한통운은 지난 2019년 소속 택배기사들의 연평균 소득을 발표한 바 있다. 2018년 12개월 근속한 택배기사 1만2000명의 평균 연소득은 6937만원이며, 1억원 이상 고소득 백배기사는 559명이었다. 

    다만 부가세, 종합소득세, 유류비, 통신비 등 각종 비용을 공제하면 순소득은 6937만원에서 5200만원으로 낮아진다. 

    해당 통계에서 1억원 이상 고소득자의 비율은 약 5%이지만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2~3%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한편, A씨는 “내가 땀 흘린 만큼 정직하게 돈을 벌고 있으며, 이만한 직장이 없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면서 “저보다 훨씬 더 고생하면서 수령액이 적은 기사님들도 많겠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더 좋은 기회가 분명이 올 것”이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