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열무·상추·포도·수박 등 한 달만에 두자릿수 폭등 고수온에 수산물 급등 … 고등어, 금어기 해제에도 상승세민생회복 소비쿠폰發 유동성 증가도 물가 자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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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채소 코너. ⓒ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잇따르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축산물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원재료비 상승 여파로 가공식품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서민들의 먹거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지만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다.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은 5월(1.9%)를 제외하면 줄곧 2%대다. 이달에도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어 물가가 뛸 것이란 우려가 크다.현실화된 기후 위기가 농축수산물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폭염과 집중호우로 농사물 작황이 부진해지고 가축과 수산물 폐사 위험 위험이 커지는 등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양새다.폭염과 폭우 영향으로 7월 농축수산물 상승폭이 1.5%에서 2.1%로 확대됐다. 농산물은 0.1% 하락했지만 6월 하락폭(-1.8%)보다 줄어들었고 축산물은 3.5%, 수산물은 7.3% 뛰었다. 가공식품도 4.1% 오르며 전체 물가를 0.35%포인트(P) 견인했다.개별 품목별로 살펴보면 1년 전 대비 수박(20.7%), 시금치(13.6%), 열무(10.1%), 깻잎(9.5%) 상승이 두드러졌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전월 대비로는 시금치(78.4%), 열무(57.1%), 상추(30%), 포도(28.8%), 수박(12.2%) 등을 중심으로 상승률이 높았다.축산물도 1년 전 대비 상승세가 뚜렷했다. 국산 소고기(4.9%), 돼지고기(2.6%), 쇠고기 외식(1.6%), 돼지갈비 외식(2.3%)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국산 소고기 등 일부 가격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양상이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소고기 등 축산물에 수요가 쏠려던 전례가 있다.고수온 여파로 수산물 가격도 급등세다. 금어기(4월 12일~5월 12일)가 종류됐지만 고등어 가격은 전년 보다 12.6% 오르며 상승폭이 컸다. 가공식품도 빵(6.4%), 커피(15.9%). 햄·베이컨(7.1%) 등의 가격이 오르며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이에 정부도 물가 대응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달 한우 공급량을 평소보다 30% 이상 늘리고 배추·닭고기 공급관리에도 나선다. 배추는 정부 가용물량 방출 규모를 전월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수박 등 폭염·폭우 영향을 크게 받은 품목 중심으로 정부 할인 지원을 지속 추진한다. 수산물은 오는 21일까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라면 등 가공식품 할인행사도 이어간다. 외식 체감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공공배달앱 활성화 소비쿠폰 지급기준도 완화했다.그럼에도 한동안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을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이달 집중호우, 폭염 등 여파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문가들도 추석 때까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름철 폭염 여파로 오른 물가가 향후 추석 명절 수요와 맞물리면서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역시 유동성을 확대하는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이어 이 교수는 "정부가 공급 동향을 신속히 점검하고 정부 비축물량을 시장에 선제적으로 방출하는 한편 필요 시 한시적 수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상기후가 상시화되는 흐름인 만큼 기후변화에 취약한 채소나 과일류 등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