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이직' 청년 구직급여·65세 이상 확대 추진에 재정 부담 가중올해 2330억·내년 1320억 적자 예상 … 예산 부족시 추가 확보 불가피
  • ▲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
    ▲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
    한국 고용보험기금 내 실업급여 계정 적립금이 내년 중 완전히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와 고용시장 불안에 실업급여 지급액이 급증하면서 기금 고갈 속도가 더욱 빨리지고 있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실업급여 예산을 추가 편성하고 나섰지만 구조적인 적자 문제는 심화되는 양상이다. 

    8일 고용노동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실업급여 계정 적자는 2330억원, 내년 1320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정부가 검토 중인 34세 이하 청년의 자발적 이직 시 생애 1회 구직급여 지급이 신설되면 연간 5000억~1조원의 추가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경기 불황에 지난해 실업급여 지출 규모는 15조173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 실업급여 집행액만 6조4000억원이다. 당초 책정된 연간 예산 10조9171억원의 절반 이상이 이미 소진된 상태인 것이다.

    정부는 2차 추경으로 1조2929억원을 편성하는 등 추가 예산 투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늘어나는 수급자에 비해 재원 확보가 쉽지 않아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고용노동부가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한 실업급여 계정 적립금은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 7조7000억원을 포함해 3조5000억원에 그친다. 사실상 '빚'에 해당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을 제외하면 4조원 넘는 적자다. 

    2017년 10조원을 넘어서던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급격히 감소해 마이너스 상태에 빠진데는 정책 방향의 변화가 자리한다.  2019년부터 실업급여 수급 기간이 최장 6개월에서 최장 9개월로 늘어나고 지급액도 퇴직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올라갔다. 

    최근에도 실업급여 지급 대상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의 고용보험 적용기준을 소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고용부는 10월 중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워 고용보험 가입이 제한됐던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도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올리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고용보험 확대에 따른 재원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입 대상이 늘어날수록 실업급여 지급 부담이 커지는데, 관련 재정은 이미 적자상태여서다. 

    더욱이 정부는 자발적으로 이직한 34세 이하 청년에게 생애 1회 구직급여를 지급하고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에게 실업급여를 확대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이들 모두 고용보험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만큼 재정 안정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실업자가 늘어나 실업급여 재정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실업급여 대상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단계적으로 맞춰나가는 것이 필요하고,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