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 3조9689억원 … 영업이익 41.8% 증가지난달 기준 다이소 매장 1600개 돌파"소비자들, 가격 대비 고품질·깔끔한 환경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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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성다이소
    다이소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불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연매출 4조원을 기록하는가 하면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이 다이소를 찾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겠지만 일각에서는 유통업계 간 가격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유통업계가 가야할 길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유통업계에서 균일가와 카테고리 확장 전략 등으로 시장에서 '폭풍질주'를 하고 있다. 유통업계 불황 속 4조에 가까운 연매출을 기록하는가 하면, 기업과의 협업도 늘려나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9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3711억원을 기록했다.

    다이소는 창업주 박정부 회장이 1992년 아성산업을 설립한 후 1997년 국내 최초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 업체인 '아스코이븐프라자' 1호점으로 시작됐다.

    이후 2001년 일본에서 100엔샵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산교로부터 약 38억원을 투자받아 사명을 아성다이소로 바꿨다.

    다이소는 2001년 당시 매출액이 204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다이소의 폭발적인 성장은 2010년대부터 시작된다. 다이소는 2007년 1000억원을 올렸고, 그 후 4년 만인 2011년, 매출 5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 다이소 매장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국내 매장 수의 경우, 지난달 기준 1600개를 넘겼다.  2023년 하반기에는 매장 1500개를 넘어섰는데 매장 1600개를 돌파하는데에 2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다이소의 성장동력은 무엇일까. 소비자가 다이소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균일가'다.

    다이소의 상품 비중을 살펴보면 1000원 이하 상품 비중 50% 이상, 2000원 23%, 5000원 10%로 집계됐다. 500원과 1500원 상품은 4% 수준이다.

    상품 가격은 사업 초기 결정한 6개 카테고리(500원/1000원/1500원/2000원/3000원/5000원)만 고수하고 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 EIU 통계(2023년 나라별 주요 도시 1개 물가 기준·한국은 서울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식주 물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5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여파로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소비자에게 다이소의 균일가 제도는 환영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이소는 2004년 3000원, 2006년 5000원 제품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그 뒤로 19년째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다이소가 이런 제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건 컵에 손잡이가 필요 없다면 빼고, 양면에 무늬가 있다면 한쪽에만 남기는 방식으로 원가는 줄이고 품질은 유지하는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이 출시되는 것도 소비자들이 다이소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다이소는 최근 판매 영역을 뷰티와 건강기능식품까지 확장했다.

    2023년 말 26개 브랜드, 250여 종의었던 뷰티 상품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약 60개 브랜드와 500여종의 상품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초와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4% 급증하기도 했다.

    유튜버들도 '보습 정식', '가성비 최강 화장품'이란 이름으로 다이소 뷰티 상품을 영상에서 소개하면서 일부 제품들에 대해선 '품절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다이소는 필수 방문코스가 됐다. 다이소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결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고 했다. 다이소는 '올리브영, 무신사'와 함께 '올다무'로 불리며 쇼핑 성지로 꼽히고 있다.

    지난 3월 판매하기 시작한 건기식도 화제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가격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종근당건강이 제조하는 유산균 제품 '락토핏'은 일반 상품의 경우 2만원에 50포 묶음으로 구성돼있다. 반면 다이소용 제품은 한박스에 17포에, 저렴한 포장 재질을 이용해 가격을 5000원으로 낮췄다. 판매 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상품을 개발하는 '가격 역설계' 방식을 이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이소의 낮은 가격과 그에 비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품질이 다이소를 찾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저가를 찾아 C커머스도 이용하지만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있다"며 "눈으로 직접 보고 고를 수 있고, 깔끔한 환경을 조성한 것도 소비자들이 반응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