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공장 12라인 가동 중단 … 올들어 6번째 사측 휴업 통보에 노조 "일방적 결정" 반발수익성 악화일로인데 … 노조 리스크도 발목
  •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울산시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울산시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시장 둔화로 생산 라인 가동을 또다시 중단했다. 같은날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투쟁을 예고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아이오닉5,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를 전담 생산하는 울산 1공장 12라인의 가동을 멈춘다. 이는 올해 들어 여섯 번째 휴업으로, 앞서 2월과 4월, 5월, 6월, 7월에도 사흘에서 일주일가량의 휴업이 이어졌다.

    현대차 전기차 생산 라인의 반복된 휴업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1∼5월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는 작년 동기 대비 87.0% 줄어든 3906대에 그쳤다.

    휴업 과정에서 노사 간 대립은 격화됐다. 사측의 추가 휴업 통보에 대해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 같은 통보가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반발한 것이다. 통상 자동차 제조업에서 시간당 생산량(UPH) 축소는 임금 감소 우려와 구조조정 등 문제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휴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사측의 휴업 통보를 거부하고 조합원 전원에게 출근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오는 14일에는 조합원 보고대회를 열어 투쟁 계획도 세운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1공장 2라인 갈등이 현대차 노사 간 임단협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산량 조정과 휴업 통보로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노조가 추가 쟁점으로 이를 거론하며 강경 기조를 내세울 수 있어서다.

    실제 올해 임단협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던 현대차 노조는 이날 울산공장 본관에서 진행된 17차 임단협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 교착 상태가 깊어졌다. 노조는 교섭에서 임금·별도요구안 단협개정 등 '일괄 제시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투쟁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의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이 전체 조합원 3분의 2를 넘으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을 수 있다.

    현재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금요일 4시간 단축 근무) ▲정년 만 64세 연장 ▲퇴직금 누진제 ▲퇴직자 전기차 최대 25% 할인 ▲통상임금 위로금 인당 20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잠정 합의를 이룬 바 있다. 올해 합의가 불발돼 노조가 파업권을 얻으면 7년 연속 무분규 합의에 실패하게 된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돌파하기 위해 차량 단가가 높은 하이브리드(HEV)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량 판매를 끌어올리는 '수익성 확대' 전략을 사용할 예정이다.

    HEV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캐즘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올해 9월 이후 종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전년 대비 38.5% 증가한 16만8703대 팔았다. 이는 순수 전기차 판매 증가율(33.9%)을 넘어선 수치다.

    특히 올해 출시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미국 판매 실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3세대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지난달부터 미국 판매에 시동을 걸고 있다.

    여기에 제네시스가 내년부터 내놓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미국 시장에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전용 2.5 후륜구동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