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매각·합작법인 설립·M&A 추진 기업 대폭 지원3조원 규모 정책자금 융자·기업결합 심사 간소화정부, 이달 중 발표 … 김정관 "구조조정 통해 극복"
  •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특수선 제작 야드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8.14. ⓒ뉴시스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특수선 제작 야드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8.14. ⓒ뉴시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위기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정부의 구조 개편 방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부터 10여개 기업 대표들을 만나 석유화학 분야 사업재편에 대해 논의해왔다. 구체적인 구조개편 방안에 대한 정부 방침은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작년 수출액만 약 480억달러(약 66조6000억원)로 반도체, 자동차, 일반 기계에 이어 4위를 기록하는 등 국가 핵심 기간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중동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년 째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에틸렌·폴리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이 90%를 넘어선 중국이 최대 수입국에서 최대 공급자로 전환하고, 중동도 생산 설비를 증설하면서 한국산 석유화학 제품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DL그룹(대림산업)과 한화그룹이 50대50으로 합작해 만든 국내 3위의 석유화학 회사인 여천NCC가 적자 누적에 따른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현재의 불황이 이어진다면 3년 뒤에는 석유화학 기업의 절반은 지속이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이달 중 발표할 구조조정안은 지난해 12월 23일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구체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가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각종 인센티브로 기업의 자발적 사업 재편 추진을 유도하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앞서 산업부는 석화업계 사업 재편 방향으로 설비 폐쇄, 사업 매각, 합작법인 설립, 설비 운영 효율화, 신사업 M&A(인수합병)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기재부는 사업재편에 나서는 석유화학 업계 등에 총 3조원+α(알파) 규모의 정책금융을 융자, 보증 등의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사업 구조 전환자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 ▲ 석유화학업종의 만성적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전남 여수 여천NCC 2사업장. ⓒ여천NCC
    ▲ 석유화학업종의 만성적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전남 여수 여천NCC 2사업장. ⓒ여천NCC
    이미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자발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은 지난 7일 에스테틱 사업을 2000억원에 양도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워터솔루션 사업도 1조4000억원에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자산 경량화를 통한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약 1조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물량 조절이 불가피한 만큼 이번 대책 발표에서는 개별 기업의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수치도 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업들의 사업 재편을 유도하기 위해 합작법인 설립, 신사업 M&A 추진 시 기업결합심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전 심사를 간소화하는 등 행정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최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찾아 "최근 위기에 봉착한 석유화학 기업들도 과거 조선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을 거울삼아 석화업계 공동의 노력과 책임있는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특히 "2010년대 후반 수주절벽 시기를 자산 매각, 사업 조정 등 성공적인 자구노력과 구조조정을 통해 극복해 내고 한-미간 관세협상의 핵심 업종으로 기여했다"며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