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마크·소다에 이어 왈라팝 인수, 글로벌 거점 확보높은 성장가능성에도 중고거래 플랫폼 인수 비판확보한 데이터로 AI 고도화, 커머스 시너지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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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가 북미와 일본에 이어 유럽에서도 잇따라 C2C 플랫폼을 인수하고 있다. 커머스 부문 확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 확보에 중점을 두면서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3억7700만 유로(한화 6045억원)를 투입해 스페인 C2C 업체 왈라팝을 인수했다. 기존에 보유한 지분 29.5%에 더해 나머지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100%를 갖게 됐다.

    왈라팝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900만명이 넘는 스페인 C2C 플랫폼이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개인 간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서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유럽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서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확보하고 기술적용 등 협업을 추진해 왔다.

    잇따른 C2C 플랫폼 인수는 글로벌 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2023년 13억1000만 달러(1조6700억원)에 인수한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가 대표적으로, 이후 일본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소다’도 인수한 바 있다. B2C와 비교해 블루오션인 중고 물품과 개인 간 거래에 역량을 집중하고, 글로벌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네이버가 주목하는 부분은 사용자 데이터 확보 차원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C2C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용자 커뮤니티와 상품정보 트렌드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광고나 상거래에서 사업 기회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포시마크를 비롯한 C2C 플랫폼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기술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커머스와 중고 거래에 치중하는 것은 기술과는 동떨어진 행보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투자자들에게 같은 맥락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 포시마크와 왈라팝 투자를 주도해 온 만큼 네이버의 방향성은 확고하다. C2C 분야를 집중 공략해 네이버 내 커머스 경쟁력을 확대하고, AI 기술력을 적용·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스마트스토어를 바탕으로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도화해 온 경험을 C2C 시장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판매자가 입점 후 정착·성장하고 구매자도 혜택을 얻으며, 클립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경험을 이식한다는 취지다.

    AI 기술 적용도 C2C 플랫폼을 통해 발휘할 수 있는 네이버만의 강점이다. 왈라팝도 위치 기반 매칭과 AI추천 알고리즘 등 기술 중심 사용자 경험을 통해 성장한 회사로 네이버와 접점이 많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적용한 ‘AI 브리핑’과 ‘스마트렌즈’ 등 기술력을 플랫폼에 적용했을 때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거액을 들여 C2C 플랫폼을 인수하면서 사업 방향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개인 간 거래에서 추출되는 데이터를 AI 에이전트 학습에 사용하면서 초개인화 서비스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