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후 연쇄 회동 SMR 상용화·백신·나트륨 원자로 등
  • ▲ 최태원 SK 회장(사진 오른쪽)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SK
    ▲ 최태원 SK 회장(사진 오른쪽)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SK
    SK와 HD현대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3년 만에 방한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잇따라 회동하며 전략적 협력 강화에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테라파워와 함께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와 백신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 및 상업화 방안을 점검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SK가 2대 주주로 있는 미국 테라파워의 SMR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전략과 10년 이상 이어온 백신 분야 협업 확장 방안을 협의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자신이 설립한 차세대 SMR 혁신기업 테라파워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가 됐으며, SMR 기술 상용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이날 오전에도 양측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쇄 회동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 측에서는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과 김무환 단장이, 게이츠 측에서는 게이츠 이사장과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참석했다. 한국형 SMR 생태계 구축 등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세진 원전산업정책국장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SK와 테라파워는 SMR 투자와 기술 개발 현황,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상업용 원자로 개발 경과 등을 공유했다. SK 측은 2040년 수백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해 민간 참여 활성화 인센티브, 정부 차원의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선진 제도 도입 등을 산업부에 요청했다.
  • ▲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테라파워(TerraPower) 빌 게이츠(Bill Gates) 회장과 22일 만나 SMR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HD현대
    ▲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테라파워(TerraPower) 빌 게이츠(Bill Gates) 회장과 22일 만나 SMR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HD현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이날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 및 상업화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게이츠 회장의 만남은 지난 3월 미국 회동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HD현대와 테라파워는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HD현대는 SMR 분야 기술과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테라파워에 나트륨 원자로 주요 기자재인 원자로 용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양사는 기존 MOU를 토대로 글로벌 상용화를 지원할 공급망 확대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차세대 SMR 기술은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구현의 핵심 솔루션”이라며 “양사 협력은 글로벌 원전 공급망을 구축하고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는 “HD현대는 세계 최고의 조선사이자 제조 전문성을 갖춘 핵심 공급망 파트너로서 글로벌 원자력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