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미 정상회담 계기 관세 후속 협상 벌어질 듯韓 "쌀·소고기 지켰다" … 美, 쌀·소고기 개방 압박3500억달러 대미 투자 사용처 놓고도 한미 간 이견李 대통령, 외교 시험대 … 정상회담 결과에 지지율 영향
  • ▲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8.25. ⓒ뉴시스
    ▲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8.25.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을 갖는 가운데, 지난달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해석 차이를 보인 분야에 대한 후속 협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관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지만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사용처와 농산물 시장 개방을 두고 정부 간 이견을 노출한 바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치적 합의 선에서 마무리 된 관세 협상 결과를 문서화하는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물밑에서 주도하면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의 구체적인 내용의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는 앞서 '마스가(MASGA·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에 1500억달러,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미국은 상호관세 및 자동차·자동차 부품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마스가 프로젝트의 1500억원 외 2000억달러 대미 투자 사용처에 대해선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직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투자 프로젝트에 3500억 달러를 제공할 것"이라며 "프로젝트는 대통령인 내가 직접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3일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두고 "(미국이 투자대상 사업을) 정해놓고 거기에 우리가 무조건 돈을 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보증 한도를 3500억달러로 설정했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들이 모든 투자처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이는 정치적 표현일 뿐, 주권 국가 간 약속을 한 것인데 상대가 돈을 대라고 한다고 해서 무조건 대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냐"고 했다.

    반면, 러트닉 장관은 "한국이 3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며, 그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간다"며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김 실장은 이와 관련 "우리나라하고 할 때는 90 대 10 이런 이야기가 없었다"며 "그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주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분야에 대한 추가 논의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한미 관세 협상 결과 미국의 쌀·소고기 시장 개방 요구를 막아 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 타결 당일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한국은 15%의 관세를 내게 될 것이며, 자동차와 쌀 같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역사적 개방을 할 것"이라고 입장차를 보였다.

    당시 백악관에서 소고기에 대한 명시적 언급은 없었지만, 미국 측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쌀·소고기·사과 등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쌀과 소고기 추가 개방은 없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검역 절차 단계를 줄이는 등 기술적 논의야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이 관심을 갖는 쌀·소고기 등에 추가로 비용을 지불할 일은 없다"고 비개방 원칙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미 합의가 된 것으로 받아들여진 농산물에 대해서도 돌발적인 개방 요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자국 기업인 구글·애플이 신청한 정밀지도 반출 허용 도 요구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분야에 대한 합의 문서가 한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과 달리 미국 측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하는 방향으로 명문화 될 경우 이 대통령이 정치적인 타격을 입을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청구서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화 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외교적 시험대에 오른 만큼,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지지율에 변화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