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테슬라·애플 수주' 삼성… 테일러 공장 키우나'인텔 살리기' 힘 실을 가능성… 정상외교 지원사격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뉴시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가 한미 정상회담 경제 사절단으로 미국을 찾는다. 최근 반도체 보조금을 대가로 투자 압박을 받고 있는 삼성과 SK는 이번 일정에서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발 반도체 산업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 사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는 방미 출장길에서 추가적인 반도체 관련 투자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테슬라, 애플 등 미국 빅테크와 잇따라 계약을 맺은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 증설을 점치고 있으며 인텔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과 최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포함된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은 이재명 대통령과 동행하기 위해 24일 오후 출국했다.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등 주요 임원도 총수와 함께 출장길에 올랐다.

    업계에선 정부가 지난 달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마련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와 별개로 기업들의 투자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4대 그룹이 발표할 대미 투자 규모만 약 1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최근 트럼프 정부가 집중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타겟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22일 약 109억 달러 규모의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가로 인텔의 지분 9.9%를 획득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삼성전자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삼성전자
    최근엔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도 동일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TSMC는 현재 보조금 반납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보조금 액수만큼 삼성전자의 지분을 가져갈 경우 약 1.6%로 이 회장(1.65%)의 보유 지분과 육박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설비 투자(CAPEX) 확대를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에 총 370억 달러(한화 약 54조)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를 투자해 HBM(고대역폭메모리)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테슬라, 애플 등 미국 빅테크와 연달아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해 캐파가 부족해지며 테일러 공장 규모를 증설하는 쪽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인텔 살리기'에 나선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미국 정부가 인텔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대내외적으로 '영업사원' 역할을 하고 있고,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 또한 최근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해 인텔 지분 2%를 취득하기로 합의했다. 이 발표 직후 인텔은 대형 투자자들과 지분 투자를 협상 중이라고 밝혔으며 해당 투자자로는 삼성전자와 SK가 지목받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대놓고 인텔 밀어주기를 시작하면서 삼성과 SK에 대한 압박도 더 거세질 것"이라며 "삼성과 SK 역시 지분을 해외 정부에 뺏기는 말도 안되는 상황보다는 CAPEX 확대, 인텔 지분 투자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 출장 이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