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합성 니코틴 규제 늦어진 사이 … '유사 니코틴' 시장 물들인다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는 법 개정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일부 업체들이 무(無)니코틴을 표방한 유사니코틴을 앞세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26~27일 경제재정소위를 열고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및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간 합성니코틴은 담배로 규정되지 않아 광고 제한, 온라인 판매 금지, 경고문구 부착 의무 등 주요 규제를 피해왔다. 세금 부과 대상에서도 제외되면서, 일부 업자들은 학교 앞 자판기까지 설치하며 무분별한 판매 행위를 이어왔다.

최근 국회 답변서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는 궐련 담배와 마찬가지로 건강에 해로운 만큼 동일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유해성이 입증된 합성니코틴은 제도권 내 관리가 시급하다”며 “현행 담배사업법상 담배 정의에 포함되지 않아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합성니코틴 규제가 진행되기도 전에 또 다른 법적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무니코틴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유사니코틴 제품들이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검색하면 수천 건의 상품이 노출된다. 문제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사니코틴은 니코틴과 화학구조는 다르지만 유사한 생리학적 효과를 내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6-메틸니코틴과 니코티나마이드 등이 있다. 미국 FDA도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 니코틴 유사체는 천연 니코틴보다 더 강력할 수 있으며 청소년 뇌 발달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하며 입법 보완에 나섰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발의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합성니코틴은 물론 ‘니코틴 이외의 물질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도 담배 정의에 포함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월 21일 개정안을 제출하며, 유사니코틴을 명확히 담배에 포함하는 규정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