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계부채 관리 총력전에도 기업대출 인센티브 공백은행권 불확실성 확대 … "균형 없는 개편, 불확실성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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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금융당국 수장이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임박했다. 규제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축소, 주담대 위험가중치(RWA) 상향, 전세대출 공급 제한 등이 유력한 가운데 정작 시장의 관심사인 기업대출 RWA 완화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전문가들은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가계대출 억제와 함께 기업여신 확대 유인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가계대출 규제 강화 일변도, 기업대출 유인은 공백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모두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천명했다. 조만간 발표될 부동산 공급 대책과 함께 △규제지역 LTV 40%대 추가 강화 △주택담보대출 RWA 상향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 등이 동시에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전세대출에 적용하는 방안까지 거론되지만 실수요 위축 우려로 실제 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당국은 예대마진 중심의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벤처·첨단산업 투자 등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을 주문한다. 벤처투자 위험가중치를 현행 400%에서 100%로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정작 일반 기업여신 인센티브가 빠진 채 가계대출 규제만 강화된다면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자본규제 완화 TF 출범 4개월 … 여전히 ‘감감무소식’주담대 RWA 상향으로 은행권 자본 부담이 늘어날 경우 기업대출 완화를 통해 이를 상쇄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정책형 펀드에 대해서는 특례 적용 논의가 진행 중이나 일반 기업여신은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도 기업여신 확대 유인은 빠져 있다”며 “균형 없는 개편은 은행권 불확실성만 키운다”고 말했다.지난 4월 자본비율 규제 완화를 위한 TF가 출범했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전은 없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위험가중치 일괄 하향이 어렵다면 RWA 평가를 명확히 하는 것만으로도 자본 부담 완화와 기업대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은행별 기업여신 전략 엇갈려 … 보수·확대 노선 차별화은행권은 하반기 공통적으로 기업여신 확대를 전략으로 내세우지만, 자본관리·수익성·경쟁 압박이라는 삼중고가 겹쳐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우리은행은 보통자본(CET1) 비율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며 보수적 관리해왔다. 상반기 기업여신이 전년 말 대비 역성장(-3.6%)했고, 순이익도 7.6% 감소해 규제 강화 시 전략 수정 불가피하다.하나은행은 대기업·중소기업 대출을 동시에 확대해 상반기 최고 성장률(3.2%)을 보였다. 향후 RWA 완화 시 적극적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KB국민은행은 대기업·중소기업 대출을 고르게 늘려 2~3% 수준으로 성장해온 만큼 안정적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신한은행은 대기업 대출 축소를 중소기업 대출 확대로 상쇄하면서 앞으로 ‘중소기업 특화’로 균형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결국 기업대출 유인이 빠진 채 규제만 강화되면,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전환은 반쪽에 머물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기업여신 확대 유인을 제시하지 않으면 은행들은 보수적 영업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RWA 규제 개편이 균형 있게 추진돼야 금융안정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