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제11차 전력수급 ESS 2차 입찰 진행 1차 삼성SDI 완승, 배터리사 2차 입찰 고심국내 생산 라인 확보 과제 … 입찰 변수 촉각
  • ▲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조감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조감도ⓒLG에너지솔루션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ESS 입찰을 앞두고, 배터리 3사가 1차보다 더 치열한 2차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다. 1차에서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80%를 싹쓸이하자, 2차 수주를 노리는 배터리 3사는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는 오는 10월 1조원 규모를 웃도는 ‘제2차 중앙계약시장 구축 사업’을 열고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5~7월 진행된 ‘2025년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에서 선정된 8개 ESS 구축사업 낙찰자 가운데, 삼성SDI가 6곳을 수주하며 전체 물량의 80%를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나머지 2곳을 확보했고, SK온은 참여했지만 수주에 성공하지 못했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9년까지 총 2.22GW 규모의 ESS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2차 입찰은 2027년 공급 물량에 해당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1차 입찰 결과는 배터리 3사 모두 일정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깼다”며 “각 사가 1차 결과를 분석해 2차 입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3사 경쟁에서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은 배터리 종류별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국내 생산’ 여부다. 1차 입찰에서 가격(60점)과 비가격 평가(40점)가 적용된 가운데, 업계는 국내 산업생태계 기여도가 낙찰 성패를 가른 핵심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SDI는 각형 NCA 배터리와 국내 생산 계획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LFP 파우치형 배터리와 일부 물량의 중국 생산 계획을 내놨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지난 1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 CATL 역시 이번 수주전에 참여했지만, 국내 산업생태계 기여도 평가가 사실상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번 2차 입찰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국내 생산 물량과 생산 라인 확보 문제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중앙계약시장에 입찰하는 ESS용 LFP 배터리는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 오창 공장은 차세대 배터리 시험 생산에서 양산성을 검증하는 ‘마더 팩토리’ 역할을 하고 있어, ESS용 생산 라인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온은 충남 서산 공장에서 LFP 양산성을 검증한 만큼 최대한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란 방안도 나온다.

    일각에선 배터리 종류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LFP 배터리를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각형 LFP가 ESS 배터리 종류에서 가격과 안전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최적의 배터리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각형 LFP를 상용화한 곳은 없었지만, 이달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처음으로 각형 ESS용 LFP 배터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에 전시회에서 선보인 이후 각형 LFP 배터리 수주, 양산 진행이 목표”라고 말했다. 

    SK온은 이번 국내 ESS 수주가 절실하다. 이번 입찰에서 성과를 내야 해외 수주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SK온이 미국에서 ESS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 관계자는 “여러 ESS 기업과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이며, 연내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