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성공 이후 국내서도 서브컬처물 다수 시장 안착팬층 확보, 높은 완성도 요구되며 점차 대작화 양상당분간 서브컬처 신작 출시 지속될 것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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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업계에서 서브컬처 장르가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성고객을 바탕으로 한 확장성이 부각되며 게임사들이 앞다퉈 서브컬처 신작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2일 업계에 따르면 연내 다수의 서브컬처 장르물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일본에서 선보인 NHN ‘어비스디아’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가디스오더’, 스마일게이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등이 있다. 엔씨도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통해 서브컬처물 도전을 알렸다.

    서브컬처는 하위문화 감성을 접목한 것으로 주로 미소녀·미소년, 학원물이나 아이돌 등을 소재로 하며 주제와 서사에 마이너 취향을 반영한다. 장르보다는 콘셉트나 소재 특화에 중점을 두는 서브컬처는 특정 타깃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니치한 감성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는 특징을 보인다. 일례로 미소녀 학원물 기반 세계관을 구성한 넥슨 ‘블루 아카이브’에서 플레이어는 선생으로 등장한다.

    게임사들이 서브컬처물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2020년 출시한 호요버스 ‘원신’의 성공사례 영향이다. 일부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했던 서브컬처 게임이 시장의 주류로 주목받은 것도 이때부터다. 이후 국내에서도 블루 아카이브를 비롯해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네오위즈 ‘브라운더스트’ 등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정 집단을 타깃으로 설정해 자발적으로 유저들 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게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도 게임사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블루 아카이브와 니케 등 서브컬처 기반 게임은 출시 후 만 3년이 넘었음에도 유저들이 높은 충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IP와 캘래버레이션과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굿즈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컬처 게임은 액션과 턴제 전투, 슈팅과 오픈월드 등 다양한 장르로 구현되고 있지만 대부분 ‘수집형’이라는 데서 BM(비즈니스 모델) 적용에도 이점이 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유저들의 수집욕을 자극하고, 유료 재화 뽑기를 통해 획득하게 하는 방식이 굳어졌다. 캐릭터별 서사가 있을뿐더러 신규 캐릭터가 대체로 외형과 성능도 뛰어나다는 점이 유저들의 지갑을 열게하는 것.

    게임사들은 유저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출시 시점을 연기하면서 점차 게임 볼륨도 커지고 있다. 출시 전부터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에 주력하고, 유저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보다 높은 완성도가 요구되는 양상이다. 서브컬처 게임 개발에 드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게임사 흥망을 결정하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이달 24일 정식 출시를 앞둔 가디스오더는 앞서 수차례 공개 시점이 미뤄졌던 바 있고, 웹젠 신작 ‘테르비스’도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출시일이 연기됐다. 인지도 확보와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해명하는 부분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게임사들의 부담과 고민이 읽히는 지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경직됐던 시장에 신선한 자극을 준 서브컬처 게임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당분간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창의성과 다양화를 이끌어 온 서브컬처물이 어느덧 비슷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