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저승사자' 조형물, 6년 만에 다시 꺼내는 방안 검토11년 전 국세청사 앞에 설치했다가 "저승사자" 오명에 철거2019년 12월부터 정부세종청사 지하주차장에 '봉인' 중'케데헌' 세계적 인기에 "다시 돌려놔라" 요구 이어져
  • ▲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형물 '흥겨운 우리가락'. ⓒ연합뉴스
    ▲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형물 '흥겨운 우리가락'. ⓒ연합뉴스
    한때 '세종시 저승사자'로 불리며 "무섭다"는 여러 민원에 철거됐던 조형물이 6년만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해당 조형물은 11년 전 세종시 국세청 청사 앞에 들어섰을 때 '저승사자'라고 불리며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가 결국엔 철거됐다. 그런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불명예'를 씻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이다.

    3일 정부세종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관계당국은 '흥겨운 우리가락'이라는 이름의 금속 조형물을 외부에 재설치 하는 방안을 실무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흥겨운 우리가락' 조형물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으라는 민원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되고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이 되면 다시 설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부정적인 여론으로 한 번 철거된 조형물을 다시 여론에 따라 왔다 갔다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조형물이 재설치 될 경우 장소는 문화예술진흥법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저승사자' 조형물은 2014년 12월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앞에 세워졌다. 당시 공모를 통해 총 11억여 원을 들여 조형물 6개를 설치했는데 그 중 하나다. 

    각시탈의 얼굴에 갓을 쓰고 두 팔을 올리고 기괴하게 웃는 모습이어서 시민들이 "무섭다", "저승사자가 연상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어두컴컴한 저녁 때는 도시 조명과 어우려져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하필 국세청 앞에 놓이면서 저승사자로 각인된 국세청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청내 불만도 나왔다.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했다"는 작가의 의도와 달리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세종청사관리본부는 5개월여 만에 국세청사 앞에 있던 조형물을 100여m 떨어진 곳에 옮겼다. 

    그런데 그곳에 소방청과 행정안전부가 이전해오면서 또 논란이 불거졌다. 재난안전을 총괄하는 기관 옆에 '저승사자'가 있는 것이 말이 되냐는 논리였다.

    결국 조형물은 완전히 철거돼 2019년 12월부터 약 6년 동안 정부세종청사 2청사 지하주차장에서 보관 중이다.

    현재 누리꾼들은 "조형물이 시대를 앞서갔다", "케데헌의 세계적 히트로 어린이들도 저승사자를 좋아하는 시대", "사자보이즈의 원조, 이제 복귀시킬 때", "인천공항이나 남산(케데몬 배경지)에 세우자" 등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