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MCP 수출 46억달러… 전년대비 37.5% 증가대만향 수출 25억달러… 단가도 2배 이상 껑충대만향 MCP 대부분 HBM… SK하이닉스 점유율 1위BoA "이르면 9월 HBM4 계약"… 장기 우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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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연혁.ⓒSK하이닉스
한국의 복합구조칩(MCP) 수출이 8월에도 급증하며 인공지능(AI) 특수가 단기 반짝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대만향 수출에서 고부가 제품인 HBM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한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과 달리, 실제 통계는 하반기 긍정 흐름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는 평가다.3일 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 트라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복합구조칩(MCP) 수출금액은 46억370만달러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37.5% 증가한 수준이다. MCP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메모리를 포함하는 고용량 칩의 수출입 분류명이다. 8월 잠정 집계된 MCP 단가도 4만4118달러로 작년 8월과 비교해 36.4% 증가했다.특히 대만향 수출이 두드러진다. 8월 대만으로 수출된 MCP 금액은 25억1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2.3% 늘었다. 판매 단가도 21만648달러로, 전년 동월 9만9189달러 대비 112.4% 폭등했다. 평균 단가(4만달러 수준)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다.이는 대만향 MCP 수출이 단순 메모리가 아니라 HBM 위주로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GPU용 HBM은 TSMC 패키징을 거쳐 엔비디아에 공급된다. 이에 통상 수출입업계에서는 대만으로 수출되는 MCP 대부분을 HBM으로 추정하고 있다.기업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단일 주요고객 매출은 10조8906억원으로 전체의 27%를 차지했는데, 이는 엔비디아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분기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점유율이 62%로 압도적 1위라고 밝혔다. 결국 한국 전체 MCP 수출 중 대만향 HBM의 상당 부분은 SK하이닉스 몫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이 같은 흐름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확정 통계에 따르면 7월 MCP 수출금액은 22억523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8% 늘었고, 단가는 25만5672달러로 무려 195.6% 급등했다. 하반기에도 고부가 HBM 위주의 수출이 이어지고 있으며, 8월에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 것이다.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과 상반된다는 평가다. 최근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 경영자는 “투자자들이 AI에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으며 20여년 전 닷컴버블과 유사하다”고 발언했고, 메타도 일부 AI 조직을 축소하며 투자 기조를 조정했다.그러나 실제 수출입통계는 다른 얘기를 한다. 수출액과 단가가 동시에 뛰었다는 것은 단순 투기적 수요가 아니라 실질적 수요와 고급 제품 구매가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대만향 MCP 단가가 두 배 이상 폭등한 것은 AI 서버용 GPU에 들어가는 HBM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와 옴디아 등도 올해와 내년 AI 서버 확충에 따른 HBM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당분간 SK하이닉스의 HBM을 필두로 한 질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이르면 9월, 늦어도 4분기 안에 HBM4 공급 계약을 경쟁사보다 먼저 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순히 현재 HBM3E 호조에 머무르지 않고, 차세대 제품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BoA의 분석은 8월 수출 호조와 맞물리며 하반기 긍정 흐름 신호탄이라는 시장 해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8월 통계는 AI 특수가 허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HBM 중심으로 단가와 물량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