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물 일제히 상승 … 회사채·산금채 금리도 급등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 1개월 만 5% 선 돌파 시도“단기 변동성 경계 … 금융 불안 확산 가능성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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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가격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 흔들기’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프랑스·영국 등 유럽 국가의 재정 리스크와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악재로 덮친 영향이다.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고시 금리 기준 2, 3년 만기 국고채는 전일보다 2.4bp, 2.5bp(1bp=0.01%포인트)씩 오른 2.404%, 2.475%로 장을 마감했다.같은 시간 5년물은 3.5bp 상승한 2.654%를 기록했으며 10년물도 4.3bp 오른 2.913%를 가리켰다. 장기물인 20년, 30년, 50년 만기 국고채 금리의 경우 2.6bp, 2.4bp, 2.5bp씩 상승한 2.929%, 2.820%, 2.707%로 거래를 마쳤다.회사채 무보증 3년 AA-급 금리는 2.3bp 상승한 2.946%,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금채 1년물 금리는 1.1bp 오른 2.518%를 나타냈다.앞서 지난 2일(현지 시각) 글로벌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3bp 오른 4.263%,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2bp 상승한 3.641%를 기록했다.특히 장기채인 3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4.97%로 전 거래일보다 5bp 올랐다. 3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5% 선 돌파를 시도하며 지난 7월 이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장기물들의 경우 일찍부터 상승 흐름을 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준의 리사 쿡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해임하면서 연준의 독립성 훼손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또한 프랑스·영국 등 유럽 국가의 재정 리스크와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장기 국채 금리 불안을 지속시키고 있다. 유럽 주요국의 장기 금리 상승은 발행 물량 증가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영국이 10년물 국채 140억파운드를 발행하고 이탈리아도 7년과 30년물 국채를 총 180억 유로 발행하는 등 유럽 채권시장이 역대급 물량에 맞이했다.미국의 관세 불확실성과 재정 리스크도 장기 금리에 부담을 가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불법 판결을 받으면서 관세 우려가 국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관세 수입을 근거로 대규모 감세법(OBBBA)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관세 시행이 법원에 의해 가로막힌다면 미국 재정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국내에서도 채권 시장에 비우호적인 재료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전기대비 0.7%로 속보치 0.6%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고 발표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옅어졌다.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장기간 지속됐던 경기부진 흐름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반전되고 있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정책 효과로 소비심리가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11.4로 상승했고, 7월 소매판매도 29개월 만에 최대폭인 2.5% 증가했다"고 말했다.시장의 시선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에 쏠리고 있다. 미 고용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 시각으로 5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서 고용 상황이 예상 밖으로 강하게 확인되면 오는 9월 미 연준의 금리 결정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시장에서는 단기 변동성은 경계해야겠지만,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발 금융 불안이 확산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효한 상황이고 이전 유럽 재정위기 당시 그리스 등 PIGs 국가에 비해 영국과 프랑스의 신용 여건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 연준 개입 강화에 따른 독립성 훼손 우려, 관세와 관련된 미 법원 판결, 프랑스 내각 불신임안 그리고 일본 총리 퇴진 가능성 등 장기 국채 금리를 흔들 수 있는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기 때문에 단기 변동성은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최근 제기되는 이슈들이 아직은 글로벌 금융 시장·경기에 치명타를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지만 우려되는 부문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즉 금리인하 사이클과 장기 국채 금리 간 괴리현상”이라며 “프랑스 등 유로존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ECB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고 미국 역시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장기 금리는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거나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현상은 분명 부담스러운 점”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