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조6472억 …자동차금융 비중 확대되는 카드사DSR 규제 예외 활용 … 할부 결제로 수익 다변화신차 판매 증가와 개소세 인하 … 시장 성장세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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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을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삼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고 안정적인 자동차 할부금융에 눈을 돌린 것이다.

    4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6곳의 상반기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2조647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늘었다. 캐피탈사가 주도하던 시장에 카드사들이 빠르게 진입하면서 업권 간 경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배경에는 카드업계의 수익 기반 악화가 있다. 올해부터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최대 0.1%(포인트)p 인하돼 수익성이 흔들렸고, 카드론 역시 규제 강화로 성장 여력이 제한됐다.

    상환 안정성이 높은 고신용자 중심의 자동차 할부금융이 대체 수익원으로 부상한 배경이다. 차량을 담보로 설정할 수 있어 채권 회수가 용이하다는 점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여부도 카드업계의 자동차금융 할부 시장 확대 배경이 되고 있다. 자동차 구매를 위한 금융상품은 크게 카드 할부와 할부금융으로 나뉜다. 카드 할부는 형식상 대출이 아니라 결제이기 때문에 DSR 규제에서 제외되며,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거나 적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자동차 할부금융은 담보대출 성격을 지니면서 DSR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카드사들이 신용판매 방식을 활용해 장기 할부 결제를 확대할 경우, 소비자들의 캐피탈사 활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카드사별 할부금융 취급액은 신한카드는 9534억원으로 업계 중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KB국민카드(7992억원), 롯데카드(4550억원), 하나카드(2721억원)가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는 150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보다 261% 급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시장 환경 역시 우호적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신차 판매량은 82만6951대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면서 자동차 소비와 할부금융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은 담보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신용대출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된다”며 “DSR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만큼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