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자체 사이트 외 외부플랫폼 처음 진출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첫 페이지 상단 고정5000여종 상품 선봬 … 4인 이상 가구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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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리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오픈했다. 컬리가 자체 사이트 외의 외부플랫폼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네이버 진출은 컬리의 새벽배송과 프리미엄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사용자 범위를 확장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첫 페이지 상단에 고정으로 자리잡은 컬리N마트는 컬리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최대한 그대로 구현했다.

    또 기존에 취급하지 않았던 5000여종의 상품을 선보여 4인 이상 가구와 대용량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게 했다.

    컬리의 기본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만큼 소비자는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샛별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도 컬리N마트에서 2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 혜택을 누린다는 것이다.

    새벽배송을 시행하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네이버도 이미 체감한 바 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7월 말 새벽배송 도입 이후 관련 거래액이 평균 18%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협력으로 컬리가 네이버의 자체 물류 연합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에 합류하면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및 브랜드스토어 일부 상품의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네이버의 입장에선 콜드체인 인프라를 보유하면서 새벽배송이 가능한 물류사가 CJ대한통운과 컬리, 두 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양사의 협력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넓은 고객층과 많은 데이터, 검색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컬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컬리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595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하며 회사를 세운지 10년 만에 반기 흑자를 달성했다.

    네이버의 경우 새벽배송 도입 확대로 플랫폼으로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 컬리는 네이버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소비자 확보 등으로 유통업계에서 영토확장을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거기에 두 회사의 협력으로 유통업계에선 '쿠팡 독주' 체계를 견제할 수 있을지 역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쿠팡은 '로켓배송' 등을 앞세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해왔다. 빠른 배송으로 충성 고객을 만들고, 막대한 물류 투자를 강행하면서 쿠팡의 자리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되게 최근 유통업계 가운데 이커머스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해왔다.

    G마켓은 올해 2분기 18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298억원으로 전년 동기(76억원)보다 4배 가까이 확대됐다.

    SSG닷컴도 같은기간 매출은 3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었고, 영업손실은 310억 원으로 전년 동기(169억 원)보다 83.4% 늘었다.

    11번가는 2분기 영업손실이 102억원으로 전년 동기(183억 원) 보다 눈에 띄게 줄었지만, 매출이 1103억 원으로 18.1% 감소했다.

    롯데온도 2분기 영업손실이 84억원으로 전년 동기(199억 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으나 매출이 66억원으로 4.6% 감소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일부 유통업계는 협력을 통해 쿠팡 대항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신세계그룹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CJ대한통운의 물류망을 활용해 익일도착 보장 서비스를 선보이는가하면, 알리 익스프레스와 같은 C커머스와도 협력을 이어가며 시장을 확대했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다른 마트나 슈퍼와 협업을 했었지만 반응이 미미했다"며 "컬리의 신선식품 빠른 배송과 네이버의 고객층이 합쳐진다면 쿠팡을 견제해볼만 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