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고용 관행 및 기타 연방 범죄 혐의450명 체포… 한국인 근로자 30명 이상 포함"현지 당국과 협력 중… 필요한 모든 조치 지원"
  • ▲ HSI와 ICE 요원을 포함한 법 집행관들이 2025년 5월 2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이민 법원에서 용의자들을 구금하고 있다.ⓒ연합뉴스
    ▲ HSI와 ICE 요원을 포함한 법 집행관들이 2025년 5월 2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이민 법원에서 용의자들을 구금하고 있다.ⓒ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합작 배터리 공장이 미 이민 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공사가 즉시 중단되고, 한국인 인력까지 체포되면서 양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불법 고용 및 연방 범죄 수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양사는 당국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5일 AP, WSAV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의 HL-GA 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현장을 압수수색했다.

    연방 당국은 ‘불법 고용 관행 및 기타 연방 범죄’ 혐의로 법원에서 발부한 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HSI 요원들이 확성기를 통해 “우리는 국토안보부다. 즉시 모든 공사를 중단하라”고 외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WSAV는 “이 과정에서 수백 대의 차량이 동원됐고 근로자 약 450명이 체포됐다”며 “한국인 근로자 30명 이상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출장 형태로 건너가 전자여행허가(ESTA)나 상용비자(B1)를 발급받아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지원 등 직접 업무는 원칙적으로 취업 비자가 필요한 활동으로, 이들에게는 ‘체류 목적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슈랭크 HSI 애틀랜타 지부 특수요원은 현장 브리핑에서 “미국 시민권자나 합법적 영주권자들은 확인 후 석방 중”이라고 밝혔다.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체포한 뒤 수용 시설로 이송하고 있다.

    HL-GA 측은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고 임직원과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 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도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통역 및 변호사 지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급습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벌어진 최대 규모 이민 단속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장, 식당, 건설 현장 등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규모 단속을 벌여왔다. 2019년 미시시피주 닭고기 가공공장 급습에서는 680명이 체포됐다.

    한편 HL-GA는 2023년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75억9000만달러(10조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이다. 지분은 50대 50이다.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공장이 마련되며,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약 30만대(30GWh) 규모의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 ▲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HMGMA.ⓒ연합뉴스
    ▲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HMGM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