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관세 부담, 3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3분기 글로벌 완성차 관세 비용 16조 원 예상현대차, GM과 車 공동 개발 통한 비용 효율화 기대토요타·폭스바겐·볼보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 나서
  • ▲ 현대차-美 제네럴 모터스(GM), 포괄적 협력 위한 MOU 체결 ⓒ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차-美 제네럴 모터스(GM), 포괄적 협력 위한 MOU 체결 ⓒ현대자동차그룹
    미국이 올해 들어 펼친 관세정책으로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본격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마다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강도 높은 비용 절감 및 구조조정 등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글로벌 자동차 관세 부담은 3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자동차 관세는 지난 4월부터 부과됐지만, 물류 및 현지 재고를 고려했을 때 실제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시점은 5월로 추정, 이에 2분기 관세 비용은 2개월치에 그쳤다.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협상으로 자동차 관세율을 인하했지만 실제 발효가 지연되는 점도 3분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요소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도 협상을 통해 기존 25%에서 15%로 관세율을 내렸으나, 실제 발효는 지연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미일 무역 합의를 체결한 일본의 경우 오는 16일부터 관세 인하를 정식으로 발효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여전히 지난 7월30일 미국과 협상에서 관세 인하에 합의했으나, 실제 인하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멕시코, 캐나다 등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앞둔 상황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완성차 기업 10곳(현대차·기아·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도요타·포드·테슬라·혼다·닛산 마츠다)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관세 비용 반영 전 대비 영업이익은 29%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2.3%포인트 하락했다. 이들이 지불한 관세 비용은 총 13조3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3분기의 경우 관세 비용 및 영업이익률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등 주요국이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지만, 발효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3분기 관세 비용은 2분기보다 많은 16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제조사 부담 완화는 관세율 인하가 예상되는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자동차 가격 인상 및 비용 절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 전략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줄이거나 판매가격을 인상하면서 관세 비용에 대응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현대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협력에 약속, 소형 승용차, SUV, 픽업 등 차량 5종을 공동 개발해 오늘 2028년 출시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플랫폼 개발 비용을 절반 이상 절감,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원자재 및 부품 공동 구매, 물류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 ▲ 토요타자동차 ⓒ연합뉴스
    ▲ 토요타자동차 ⓒ연합뉴스
    일본 토요타도 전기차(EV)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부품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토요탄는 중국에서 EV 부품을 조달해 태국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30% 이상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토요타의 최대 생산 허브로 알려져 있다.

    폭스바겐그룹도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에서 오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확대에 최대 10억 유로(약 1조6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AI 기반 차량 개발 및 산업용 애플리케이션, 고성능 IT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폭스바겐그룹은 오는 2035년까지 전체 자동차 가치사슬에 걸쳐 AI를 일관되고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활용, 최대 40억 유로(약 6조5000억 원)에 달하는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는 2027년까지 생산비 10%, 2030년까지 20% 절감하는 등 공격적인 비용 절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생산 현지화하고, 일부 모델을 헝가리의 저비용 시설로 전환하는 등 비용 절감을 달성할 계획이다.

    스웨덴 볼보도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섰다. 볼보는 앞서 지난 5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력 3000명을 감축, 이를 통해 18억9000만 달러(약 2조6000억원)의 비용 절감에 나선다고 밝혔다. 해당 구조조정 규모는 볼보 전체 직원 대비 약 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비용 절감 및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라며 "일부 유럽 업체들은 관세 불확실성과 전기차 수요 부진에 인력을 감축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