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총서 특별결의 요건 미달 … 해임안 철회신규 이사 4명 합류…이사회 과반은 최대주주 측 인사이사회 재편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확대
  • ▲ 12일 서울 서초구 오클라우드 호텔에서 열린 동성제약 임시 주주총회 모습. ⓒ조희연 기자
    ▲ 12일 서울 서초구 오클라우드 호텔에서 열린 동성제약 임시 주주총회 모습. ⓒ조희연 기자
    동성제약이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나원균 대표는 특별결의 요건 미충족으로 해임 위기를 모면했으나 이사회 과반이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 인사로 채워지면서 험난한 앞날이 예고된다.

    12일 서울 서초구 오클라우드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은 당초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주주 표결과 의결권 위임장 집계 과정에서 지연돼 오후 5시 넘어서야 시작됐다. 개회 전 주주와 운영진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정관 변경 ▲이사 및 감사 해임 ▲신규 이사 선임 등이었다. 하지만 나 대표 해임과 정관 변경은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에 미달해 철회됐다. 이양구 전 회장 사외이사 선임안도 후보자 사퇴로 무산됐다.

    다만 신규 이사 선임 건은 보통결의 요건으로 처리돼 함영휘, 유영일, 이상철 사내이사와 원태연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새로 합류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과반은 최대주주 브랜드리팩터링 측 인사들로 채워졌다.

    동성제약 경영권 분쟁은 지난 4월 이 전 회장이 보유 지분 14.12%를 마케팅 전문기업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면서 본격화됐다. 브랜드리팩터링은 6월 말 기준 11.16%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나 대표 지분은 2.88%에 불과하다.

    나 대표 측은 이 전 회장이 '의결권 포기 약정 및 주식 양도 제한 계약'을 위반했다며 반발했고, 브랜드리팩터링은 이번 주총을 통해 경영진 교체를 추진했다. 양측간 갈등은 결국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이 전 회장 측은 지난 6월 나 대표 등 현 경영진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으며, 동성제약도 지난달 이 전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동성제약은 지난 6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해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지만 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내년 5월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받으며 한숨을 돌렸다. 현재 주식은 거래정지 상태다.

    나 대표 등 현 경영진은 주총 이후 "회생법원의 절차와 거래소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 이행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임시 주총은 어느 한쪽의 완승으로 끝나지 않았다. 나 대표는 가까스로 대표직을 유지했지만 최대주주 측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한 만큼 앞으로 경영 전반에서 갈등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