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영 건국대병원 교수 "외모가 아닌 생존과 직결되는 의학적 개입"GLP-1 계열 약물 효과·부작용 … 사용 기준 따져야
  • ▲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진영 교수. ⓒ건국대병원
    ▲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진영 교수. ⓒ건국대병원
    비만은 단순히 외모나 체형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비정상적 또는 과도하게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질환"으로 정의한다. 국내외 학계 역시 비만을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분류하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진영 교수는 "비만은 200개 이상의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사망 위험도 높인다"며 "비만 치료는 외모가 아닌 생존과 직결되는 의학적 개입"이라고 15일 말했다.

    비만이 심해질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2형 당뇨병 위험을 최대 9.5배, 고혈압은 5.2배까지 높인다. 이상지질혈증, 심뇌혈관질환, 일부 암 발병률도 크게 증가한다.

    특히 BMI 35kg/㎡ 이상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신장암 위험은 2.99배, 간암은 2.23배, 대장암은 1.3배 높아진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80만 명 이상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500만 명에 달한다.

    ◆ GLP-1 계열 치료제 각광 … 무조건 투약은 금물

    최근 주목받는 비만치료제는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일명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로 식욕을 줄이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체중 감소 효과를 낸다.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지만,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며 고도비만 치료 영역으로 확대됐다.

    신 교수는 "GLP-1 계열 치료제는 현재까지 확인된 비만치료제 중 가장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면서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만능 다이어트 약은 아니며 사용 기준이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GLP-1 계열 치료제는 ▲BMI 30kg/㎡ 이상 ▲BMI 27kg/㎡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전단계,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폐쇄수면무호흡 등 비만 관련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만 사용이 권장된다.

    기준 외 사용은 효과가 불확실하고 부작용 위험만 키울 수 있다. 실제로 복부 팽만, 메스꺼움, 설사, 변비 등 위장관 부작용이 흔하며 드물지만 췌장염 같은 심각한 이상 반응도 보고된다. 반드시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 아래 사용하고 부작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비만치료제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이다. 신 교수는 "비만의 원인은 유전, 호르몬, 식습관, 정신건강 등 복합적이어서 단순히 약물 하나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식사·운동요법, 행동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물을 맞더라도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체중은 쉽게 원래대로 돌아가거나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 전 본인이 의학적으로 '비만'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진단받고 종합적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신 교수는 "비만 역시 당뇨병처럼 병원을 찾아야 하는 질환"이라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비만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