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코스피 상장 앞둬 … 펠렛·신약·ESG 중심 4대 성장축 제시200여 종 CNS 포트폴리오·31종 단독의약품 기반 국내 시장 지배력 확보영업이익률 30%대 업계 최고 수준 … 해외 실적은 아직 無승계 위한 상장설은 부인 … 성장과 신뢰위한 상장 강조
  • ▲ 이행명 명인제약 대표가 15일 기업설명회에 앞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 이행명 명인제약 대표가 15일 기업설명회에 앞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명인제약은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시장 점유율 1위 제약사로 글로벌 기업과의 라이센싱 등 사업 확대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상장을 추진합니다. 승계만을 생각했다면 굳이 상장할 이유가 없으며 오직 성장과 신뢰를 위한 상장입니다." 

    명인제약 창업주 이행명 대표는 15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개최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행명 대표는 "글로벌 라이센싱이나 신약 공동 연구,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할 때마다 상장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 경영은 반드시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으로 (명인제약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3~4년 이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장사로서 주주와의 신뢰를 성실히 이행하고 기업 성과를 주주와 나누겠다"면서 "업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주주 환원 정책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행명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직원들이 참석했으며 ▲펠렛 제형 사업 확대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해외 시장 진출 가속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내재화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국내 대표 CNS 전문 제약 기업에서 글로벌 CNS No.1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1985년 설립된 명인제약은 이가탄F, 메이킨Q 등 일반의약품뿐 아니라 조현병·우울증·파킨슨병 치료제 등 200여종 이상의 CNS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다. 특히 2023~2024년 국내 CNS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CNS 치료제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배경에는 다층적인 경쟁력이 자리한다. 명인제약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와 동종업계 최다 수준인 31종의 단독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특허 무효소송을 통한 우선판매권 확보 전략으로 타 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제품을 출시해 왔다. 이밖에도 원료합성부터 완제 생산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체계, 전국 단위 MR 네트워크를 활용한 현장 밀착형 영업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단독의약품과 우선판매권 전략은 사실상 독점적 지위와 초기 시장 선점을 가능하게 하며 안정적 매출 기반과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

    이같은 경쟁력은 곧바로 재무 성과로 이어졌다. 명인제약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 2694억원, 영업이익 928억원을 기록했으며 3년 연속 영업이익률 30% 이상을 달성했다. 이는 동종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제약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명인제약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차세대 성장축으로 펠렛 제형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펠렛은 약효 지속성과 복용 편의성을 높인 고부가가치 제형으로 특히 장기 복용이 필요한 중추신경계(CNS) 환자군의 치료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로 꼽힌다.

    회사는 발안 제2공장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펠렛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해 2027년부터 연간 최소 2억5000만 캡슐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CDMO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명인제약은 이탈리아 뉴론(Newron)과 협력해 조현병 치료제 '에베나마이드'의 국내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향후 국내 출시 등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펠렛 기반 신약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기술이전·공동개발을 통해 차세대 CNS 치료제 개발에도 나선다.

    해외 진출 전략도 구체화됐다. 회사는 유럽 EMA·EU-GMP, 미국 FDA, 일본 PMDA 인증을 추진 중이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는 현지 파트너십을 통한 맞춤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시장 확산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해외 성과가 가시화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수출 비중은 0%대로 사실상 해외 실적이 부재하다. 글로벌 진출 전략으로 펠렛 전용 공장 신설과 해외 규제기관 인증 추진 계획을 내놨지만 아직 실행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IPO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단기간 내 매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번 상장을 통한 대외신인도 제고, 자금 조달이 글로벌 진출을 향한 기반이 될 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차세대 제형,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해 국내 대표 제약사에서 세계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명인제약은 이번 상장에서 34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 밴드가는 4만5000원~5만8000원으로 총 공모 금액은 1530억원~1972억원 수준이다. 수요예측은 9월 9일~15일까지며 일반 청약은 9월 18일~19일까지 양일간 진행된다. 대표 주관은 KB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