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1거래일 연속 상승 … '또또또또또' 신고가 경신뉴욕증시 기술주 중심 훈풍 영향에 국내 반도체주 들썩"美 금리인하 선반영·기업 실적 등 잠재적 걸림돌" 우려도
  • ▲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틱톡 매각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가 들썩였다. 특히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가 보인 가운데, 한국 증시도 상승 동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23.56포인트(0.69%) 오른 3430.87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10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단숨에 3400대를 돌파했는데, 이날 추가 상승하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1거래일 연속 상승이자 5거래일 연속 신고가 행진이다.

    이날 장 초반 지수 상승은 반도체 투톱이 주도했다. 같은시각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각각 1.11%, 2.87% 오른 7만7350원, 34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7%, 0.94%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영향이 국내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11% 올랐다. 미국 주요 기술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기술주 강세를 뒷받침했다.

    호재의 발단은 틱톡 합의 소식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개최한 고위급 무역 협상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매우 잘 됐다"면서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정말로 구해내고 싶어 했던 '특정' 기업에 대해서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틱톡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에 악용돼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미국에서는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지난해 4월 제정되기도 했다. 

    양국이 틱톡 문제와 관련해 원활한 합의에 도달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틱톡의 파트너사인 와이즈버즈와 모비데이즈는 각각 3.21%, 3.43% 오른 1092원, 1959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각종 이벤트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5년, 2007년, 2011년, 2017년, 2020년 등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한 사례를 언급하며 평균적으로 약 33주간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전했다.

    신 연구원은 "최고치 경신을 주도한 상승 요인은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 개선으로 연결되며,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특징이 확인된다"며 "반도체 이익 개선 기대감과 기저 효과에 따른 구조적 이익 사이클 상승 전환으로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하며 신고가 랠리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엔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있는데, 금리 인하 시그널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재료가 소멸하면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다. JP모건체이스의 글로벌 시장 인텔리전스 책임자인 앤드루 타일러는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뉴스에 팔라는 오랜 조언대로 증시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연이은 상승에 따른 단기 피로감 누적, FOMC 경계심리 등이 외국인의 일시적인 숨고르기 매매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 실적 역시 관건이다. 지금까지 지수 상승은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주도한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선 상장사의 실질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7~9월) 상장사 184곳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62조4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37% 감소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현재 6월 이후부터 실적 개선보다는 정책 효과로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된 효과가 더 컸다"며 "국내 증시 상승세가 유지되고 개인 매수세가 나타나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