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10곳 이상 사업 철수 … 회원사 28곳 → 18곳으로 급감규제에 막힌 DTC 시장, 엔젠바이오·바이오니아 등도 손 뗐다글로벌 시장 27조원 육박하는데 국내는 500억 불과전문가 "유전체 산업, 동반 성장해야 … 국가 차원의 R&D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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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자. ⓒ연합뉴스
유전체 데이터는 최근 부상한 오가노이드 연구와 임상, 나아가 신약개발로 이어지는 K바이오의 핵심 기반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해외 기업들은 규제 사각지대를 활용해 자유롭게 데이터를 확보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까다로운 규제와 중복 심사에 발목이 잡혀 사업을 포기하거나 매출이 급감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규제기관이 손을 놓은 사이 한국인의 고유한 유전체 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이러한 차별적 구조 속에서 국내 유전체 산업이 어떤 위기를 맞고 있는지, 또 K바이오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를 짚어본다. <데스크주>글로벌 유전체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유전체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DTC(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사업 인증을 받은 기업들마저 속속 사업을 접으면서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19일 유전체기업협의회에 따르면 회원사는 2023년 28곳에서 2025년 기준 18곳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실제 유전자 분석으로 매출을 내는 기업은 14곳뿐이다. 불과 2년새 10개 이상의 기업들이 유전체 사업을 포기하거나 접은 것이다.사업 중단 이유도 다양하다. 상장폐지, 거래정지, 폐업,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사업부 정리 등으로 유전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실제 디엔에이링크는 올해 복합운송주선업체 주성씨앤에어에 인수된 뒤 사명을 제이에스링크로 바꾸고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 사업으로 전환했다.EDGC는 2024년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지만 두 차례 매각 입찰에 실패했고, 올해 초 회생절차 폐지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감사인으로부터 '존속능력 불확실성'을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보건복지부가 주관해 DTC 유전자검사 인증기관으로 선정된 곳들도 예외는 아니다. 엔젠바이오, 바이오니아 등은 최근 DTC 사업을 축소하거나 완전히 철수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2020~2021년까지만 해도 DTC 사업이 활발했지만, 본격적인 인증제도 시행 이후 과도한 규제와 관리가 수익성을 가로막았다"며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반면 전 세계 유전자 검사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한국은 500억원 수준에 그쳐 0.1%에도 못 미쳤다. 국내총생산(GDP) 순위 13위 국가라는 위상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유전자 검사 시장은 2025년 244억5000만 달러(약 33조원)에서 2034년 650억3000만 달러(약 88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전문가들은 국내 유전체 산업이 신약 개발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유전체 산업은 신약 개발 생태계와 직결된 분야"라며 "국가 R&D 지원 등을 통해 동반 성장이 이뤄져야만 탄탄한 산업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