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올해 초 일본서 로켓나우 서비스 개시우버 등 주요 사업자 점유율 90% … '배달비, 수수료 무료' 마케팅 나서일본 소비자 설문조사, '배달앱 안 써' 8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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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의 한류는 더 이상 공연장과 스크린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일상으로 스며든 한류는 식탁과 소비 현장에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020세대에 녹아든 이른바 4차 한류는, 일본 시장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정 성별과 연령대를 넘어 일본 남녀노소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류를 뉴데일리가 일본의 수도이자 문화·관광의 중심지인 도쿄에서 살펴봤다.

    현대 생활에서 배달은 빼놓을 수 있는 하나의 일상이 됐다. 늦은 밤 맥주와 치킨일 당길 때, 혹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매운 음식으로 풀고싶을 때 우리는 언제나 스마트폰을 켠다.

    한국 배달시장은 과포화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치킨, 중식을 넘어 메뉴도 수십 수백가지로 늘어났다. 도로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항상 눈에 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일본도 나름의 배달 시장이 형성돼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거치면서 시장은 성장했다. 아직 시장 규모는 약 8조~9조원으로 한국(37조원)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
  • ▲ 본인의 현재 위치와, 주문하고자 하는 가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략적인 배달 동선을 유추해볼 수 있다.ⓒ조현우 기자
    ▲ 본인의 현재 위치와, 주문하고자 하는 가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략적인 배달 동선을 유추해볼 수 있다.ⓒ조현우 기자
    실제로 일본 시장 조사기관 Circana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배달앱 이용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달앱 이용 빈도를 질문에서 ‘거의 안 쓴다’는 답변이 80.8%를 차지했다. 주 1회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조사 결과는 아직 배달앱 사용이 일상에 녹아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반대로, 아직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이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쿠팡은 올해 1월 도쿄 미나토구에서 배달 서비스인 ‘로켓나우’를 시작했다. 현재는 도쿄 23개 전체 구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후발주자인 로켓나우는 현재 ‘배달비 0원, 수수료 0원’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차선과 사람들이 얽혀있는 도쿄, 그 중에서도 번화가로 꼽히는 신주쿠에서 로켓 배달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지난 9월 18일, 점심시간에 로켓나우를 이용해 실제로 음식을 배달 주문해봤다. 로켓 나우 어플리케이션은 구글플레이에서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다만 휴대전화 위치가 일본이 아닐 경우 설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 한국 배달앱과 흡사하게 조리-픽업-배달-완료 등의 과정을 알 수 있다.ⓒ조현우 기자
    ▲ 한국 배달앱과 흡사하게 조리-픽업-배달-완료 등의 과정을 알 수 있다.ⓒ조현우 기자
    기본적인 구성은 한국의 배달 어플리케이션과 흡사하다. 자신의 주소를 입력해두고, 인근 지역에 식당과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기자는 비자로 연동된 트래블 월렛을 로켓나우 결제수단으로 지정했다.

    ‘배달까지 30~40min’이라고 적힌 한 초밥집을 선택하고, 베스트셀러 메뉴를 주문했다. 배달 방식 역시 28~40분이 걸리는 무료 스탠다드 배달과, 22~33분이 걸리고 250엔이 추가되는 프라이어리티 배달로 나뉘었다.

    모듬 초밥 가격은 소비세 포함 1990엔이지만, 첫 사용 쿠폰 등을 적용하니 가격은 1393엔으로 30%나 낮아졌다. 배달비(320엔), 서비스비(239엔) 할인에 추가로 첫 배달 할인(597엔)이 할인됐기 때문이다.

    주문 과정도 어플을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주문, 주문접수, 조리완료, 라이더픽업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고, 라이더 픽업 이후에는 실제 픽업 장소를 조율할 수 있도록 채팅 기능도 포함돼있었다.

    처음 결제 전에 표시됐던 배송 예정 시간은 45분 남짓이었지만, 도로 사정 등의 변화로 인해 실제 주문 시간은 35분 수준으로 줄었다. 라이더의 위치와 남은 시간 등이 보기 쉽게 표기돼 정시 픽업에 어려움은 없었다.
  • ▲ 라이더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픽업 장소나 변경 등을 조정할 수 있다.ⓒ조현우 기자
    ▲ 라이더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픽업 장소나 변경 등을 조정할 수 있다.ⓒ조현우 기자
    기자가 주문한 호텔은 방으로의 직접 배달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요청사항에 ‘로비에서 받고 싶다’고 글을 남겼다. 또 라이더에게도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본어에 무지한 상태였지만 번역기와 텍스트 붙여넣기를 통해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고, 안전하게 음식을 전달 받을 수 있었다.

    독특한 것은 다회차 쿠폰이 자동으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2번째 주문 시에는 20% 할인, 3번째 주문 시에는 10% 할인, 4번째 할인 시에는 50% 할인 등이다. 다회차 쿠폰을 통해 소비자들을 플랫폼 내에 안착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로비에서 만난 라이더는 한국과 비슷하게 헬멧과 초록색 반팔 자켓을 착용하고 있었다. 자신을 ‘미키’라고 소개한 라이더는 “(일을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됐다”면서 “다른 일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러 개 (어플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 ▲ 30여분만에 배달된 초밥 세트. 오른쪽 하단에 원래 가격인 '1990엔'이 적혀있다.ⓒ조현우 기자
    ▲ 30여분만에 배달된 초밥 세트. 오른쪽 하단에 원래 가격인 '1990엔'이 적혀있다.ⓒ조현우 기자
    라이더가 여러 어플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점유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기준 일본 배달 앱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 기준 점유율은 우버이츠가 73.2%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데마이칸(11.5%), 메뉴(9.6%) 순이었다. 상위 3개 앱 점유율이 90%를 넘는다.

    쿠팡이 로켓나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존 사업자들과 경쟁하기에는 힘이 부친 상황이다. 다만 수수료 0원, 배달비 0원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Circana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쓰지 않는 이유로는 ‘비싸서’라는 답변이 59.0%로 가장 높았다. 수수료와 배달비 등 음식 가격에 추가되는 비용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 로켓나우는 이러한 점을 파고들고 있다.

    로켓나우는 현재 일본 론칭 8개월만에 어플리케이션 누적 1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 ▲ 로켓나우는 도쿄 23구에서 배달에 나서고 있다.ⓒRocket Now
    ▲ 로켓나우는 도쿄 23구에서 배달에 나서고 있다.ⓒRocket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