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4000억 투자 계획 … 송도 2공장 1.5배 규모 생산능력 전망인수 공장 숙련된 현지 인력 전원 고용 승계해 운영 안정성 확보릴리와 CMO 계약도 체결 … 투자금 조기 회수 등 기대
  •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온라인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갈무리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온라인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갈무리
    셀트리온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이하 릴리)와 약 4600억원(3억3000만달러) 규모의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발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에서 초기 운영비 등을 포함해 총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이후 공장 내 유휴 부지에 최소 7000억원 이상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어 전체 규모는 1조4000억원을 미국 생산시설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3일 이같은 인수 소식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서정진 회장은 "항체의약품 공장을 새로 짓는다면 최소 6년이 걸리는데 이번 인수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미국이 의약품의 75%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한 것은 의미가 있다.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헷지(hedge)했고, 추가적인 증설 부지도 확보해 향후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 재원은 에비타(EBITDA)로 조달해 크게 어렵지 않다. 또 릴리 공장의 숙련된 직원들을 전원 고용 승계하면서 운영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면서 "현지 인력과 한국 인력이 협력해 장점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셀트리온은 미국 내 관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했다. 이미 2년치 재고의 미국 이전, 현지 CMO 계약 확대 등 단기·중기 대응책을 마련한 데 이어 현지 생산 기지 확보라는 장기적 대안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주력 제품은 물론 향후 출시될 후속 제품군까지 미국 내 안정적 공급망 체계를 갖추게 됐다.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 미국법인으로 현지 업무 효율화와 지리적 요소 등을 감안해 결정됐다. 계약에 따른 공장 인수 절차는 연말까지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양사가 협력할 방침이다.

    인수 예정인 공장은 약 4만 5000평 부지에 생산 시설, 물류창고, 기술지원동, 운영동 등 총 4개 건물이 갖춰진 대규모 캠퍼스다. 해당 공장은 이미 가동 중인 바이오 원료의약품(DS) cGMP 생산 시설로 인수 즉시 운영할 수 있어 약 5년 이상의 시간과 조(兆) 단위 이상의 비용이 드는 신규 공장 건설 대비 자사 제품 생산 시점을 크게 앞당길 수 있고 투입 비용도 낮다.

    이밖에도 해당 공장은 캐파 증설을 위한 약 1만1000평 규모의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휴 부지에 주요 제품 생산을 위한 시설 증설도 빠르게 착수할 계획으로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인천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으로 생산 캐파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이번 계약에는 공장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현지 인력의 완전 고용 승계까지 포함돼, 인력 공백 없이 공장을 가동하면서 운영 안정성과 생산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신규공장 건설의 경우 초기 가동 준비와 운영 인력 확보 및 훈련에만 천문학적인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투입돼야 하는 반면, 셀트리온은 실가동 cGMP 공장과 숙련된 현재 운영 인력을 그대로 인수하면서 이 같은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증설시에도 제약바이오 인재풀(Pool)이 넓은 뉴저지주의 인력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셀트리온은 릴리와 CMO 계약도 함께 체결해 미국 현지 생산거점 마련과 동시에 성장 기반도 확보하게 됐다.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해당 공장에서 생산해 온 원료의약품을 릴리로 꾸준히 공급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에 따른 매출 확대와 투자금 조기 회수를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릴리는 원활한 업무 이관을 위해 인수 공장이 신규 운영체계를 갖출 때까지 협력 체계를 이어 가기로 했다.

    릴리의 총괄 부사장 겸 제조 부문 사장인 에드가르도 에르난데스(Edgardo Hernandez)는 "지난 17년 동안 릴리의 생산 거점 중 하나였던 브랜치버그 공장은 고품질 의약품을 안전하게 생산하며 현지 팀의 전문성, 책임감, 헌신을 입증해왔다"며 "릴리의 브랜치버그 소속 임직원들이 수년간 보여준 헌신, 그리고 릴리의 사명에 대한 기여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국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게 됐으며 주력 제품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원화된 현지 공급망도 확보하게 됐다"며 "공장 효율화와 이관 작업 등 인수 후 절차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