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 본예산 대비 12.5조 부족 … 기재부, 추계 틀리고도 "오차율 낮아" 자찬

정부가 올해 국세 수입이 지난 6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2조2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6월 추경 때 세입경정을 통해 세수 전망을 10조원 넘게 낮췄지만, 불과 석 달 만에 또 다시 줄인 것이다. 본예산 대비 12조원 넘게 세수 결손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3년 연속 '세수 펑크' 우려가 커졌다.

기획재정부가 25일 발표한 '2025년 세수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세 수입은 369조9000억원으로 지난 6월 추경 당시 전망(372조1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0.6%)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 본예산(382조4000억원)보다는 12조5000억원 적고, 작년 국세 수입 실적(336조5000억원)보다는 33조4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세수 부족 원인으로 환율 하락에 따른 부가가치세와 관세 감소를 거론했다.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조치 연장, 영세 인적용역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환급 확대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목별로 보면 추경 대비 부가세가 80조9000억원으로 2조4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관세는 7조4000억원으로 1조원 덜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유류세를 포함한 교통세는 13조1000억원으로 9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득세가 경기·자산시장 회복과 성과급 확대 등으로 1조5000억원 증가한 128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법인도 작년과 올해 상반기 기업들이 호실적을 내면서 1000억원 늘어난 83조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조만희 조세총괄정책관은 이번 세수 재추계 결과에 대해 "(수십조원 세수 오차가 발생한) 2021~2024년을 뺀 최근 10년치 세수 오차율은 4.8% 정도였다"며 "올해는 본예산 대비로도 오차율이 3.3%로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조 정책관은 "2차 추경 당시 세입경정을 하지 않았다면 세수 결손에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2조2000억원 세수 감소 규모는 6~7조원 규모의 통상적인 예산 불용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앞서 2021년과 2022년에는 61조4000억원, 52조5000억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했고 2023년과 2024년에는 56조4000억원, 30조8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무너진 세입예산 신뢰성을 되찾기 위해 세수 추계 오차를 축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 왔다.

2024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기술자문 등을 반영해 법인세 추계 모형을 개선했고, 민관합동 세수추계위원회 운영·시장자문단 신설 등으로 민간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제도적으로는 변동성이 큰 법인세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의 중간예납시 가결산을 의무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예산 제출 전부터 추계모형 개선 등을 국회 예산정책처와 논의하고, 기업 영업이익을 전망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