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모든 영아 대상 접종 지원해야"항생제 합리적 처방·보상체계도 강조
  • ▲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 위험을 줄이려면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항체 접종을 모든 영아에게 지원하는 정책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 관리 방안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RSV를 비롯한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의 예방·치료·관리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집중 논의됐다.

    ◆ RSV, 모든 영아 감염 … 입원 부담 크게 줄일 수 있어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연구이사)는 "RSV는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90% 이상이 최소 한 번은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하다"며 "인플루엔자보다 영아 사망 위험이 약 1.3~2.5배 높을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RSV로 입원하는 영아 대부분은 건강한 아이들이며, 생후 첫 시즌에 모든 영아에게 예방항체를 투여하면 입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유럽·호주·캐나다 등 20여 개국에서는 RSV 예방항체를 모든 영아에게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고위험군(미숙아, 선천성 심질환 등)에만 보험이 적용되고 건강한 영아는 예방항체 접종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최 교수는 "산후조리원과 신생아실에서 집단감염이 반복되는 만큼 예방접종 지원 확대와 더불어 1인 격리실 비용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폐렴 대부분 바이러스성 … 항생제 처방 불필요

    윤기욱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홍보이사)는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 치료 과정에서의 항생제 오남용 문제를 지적했다.

    윤 교수는 "폐렴은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의 주요 사망 원인인데, 원인 중 상당수가 RSV를 포함한 바이러스성"이라며 "이 경우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과잉 처방이 여전히 많아 항생제 내성이 성인보다 영유아에서 더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징벌적 규제보다 전문가에 의한 합리적 처방 관리와 의료진을 유도할 수 있는 보상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정책 변화로 사회경제적 부담 줄여야"

    패널토론에는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교수, 손영래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 김태훈 경향신문 기자가 참여해 RSV를 포함한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김길원 의기협 회장은 "전문가 제언대로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 예방과 치료, 관리에 대한 통합적 대책이 시급하다"며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