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하 경희대병원 교수 "초기 증상 감기와 유사해 진단 지연 우려"50세 이상 대상포진, 65세 이상 폐렴구균 백신 접종 권장
  • ▲ 박정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경희대병원
    ▲ 박정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경희대병원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대상포진과 폐렴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고 고령층에서는 중증으로 이어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신경절에 잠복한 수두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상포진 환자의 67%가 50대 이상으로, 장년층 이상에서 특히 취약하다.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 등 감기몸살과 유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마·목·등 부위에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생기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정하 교수는 "대상포진은 발병 초기에 치료해야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며 "60대 이상이나 만성질환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수년간 지속되거나 평생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폐렴 역시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 사망자의 90%가 65세 이상이었다. 폐렴은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 다양한 원인균에 의해 발생하며, 기침·고열·가래 같은 호흡기 증상과 두통·구토·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박 교수는 "폐렴은 중증으로 진행된 이후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고령층은 감기나 독감의 합병증으로 폐렴이 생기기도 하므로 가벼운 증상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예방의 핵심은 백신 접종

    대상포진과 폐렴 모두 예방의 최선책은 백신 접종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되며, 생백신(1회)과 사백신(2개월 간격 2회 접종)이 있다. 최근에는 예방 효과가 우수하고 후유증 발생 위험을 낮추는 사백신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대상포진을 이미 앓았다면 회복 후 6개월~1년이 지나야 접종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예방접종으로 대상포진 발생률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고 신경통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며 "생백신은 오히려 접종으로 인해 발병 위험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건강 상태가 좋을 때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폐렴을 예방하는 폐렴구균 백신은 모든 폐렴을 차단하지는 못하지만 만성질환자의 경우 최대 84%의 예방 효과가 보고됐다. 

    접종은 65세 이상 노인과 당뇨·심혈관·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에게 권장된다.

    박 교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항체 형성과 예방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권장 연령에 도달했다면 지체하지 말고 접종해야 한다"며 "대상포진과 폐렴구균 백신은 동시 접종이 가능하므로 접종 이력을 확인해 계획적으로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