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일 3거래일 연속 하락 중 … 뉴욕 증시도 이틀째 내림세GDP,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지표 발표 영향연준 금리 인하 속도조절 우려 확산에 美국채금리도 상승폭 확대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다시 주목 … 시장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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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지표로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가운데 한·미 무역협상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가장 크게 키울 수 있는 이슈는 인플레이션이라고 분석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최근 2거래일간 코스피는 연속 하락세다.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단 이틀을 제외하고 이달 들어 상승랠리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바 있다.

    이날 오전 11시2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2% 하락한 3397.39포인트에 거래 중이다.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던 뉴욕증시도 주춤하다. 지난 24일(현지시각)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데 이어 간밤에도 약세를 이어갔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3.96포인트(0.38%) 내린 45947.3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33.25포인트(0.50%) 떨어진 6604.72, 나스닥종합지수는 113.16(0.50%) 하락한 2만2384.70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서 연설에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은 상방으로, 고용 위험은 하방에 치우친 상황"이라며 "이는 어려운 상황으로 양쪽에 위험이 있다는 것은 위험 없는 길이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지표가 발표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더욱 후퇴시키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이날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 3.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 높고, 로이터 전망치(3.3%)도 웃도는 수준이다. 수입 감소로 무역적자가 축소된 데다, 소비 회복이 뒷받침되면서 성장세가 강화됐다. 

    노동시장 지표도 호조를 보였다. 같은 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9월14~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전주(23만2000건)보다 1만4000건 줄었다. 시장 예상치(23만3000건)도 밑돌았다. 이는 최근 노동 시장 냉각 우려를 다소 완화하는 지표다.

    이 영향으로 국채 금리도 상승폭을 확대했다.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3bp(1bp=0.01%포인트) 오른 4.171%,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5bp 오른 3.657%를 기록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의 10월 인하 가능성은 91.9%서 85.5%로 하락했다.

    국내 채권시장도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7bp 오른 연 2.568%에 거래되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연 2.919%로 5.9bp 상승 중이고,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4.1bp, 4.0bp 상승해 연 2.578%, 연 2.507%에 거래 중이다.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증시를 주춤하게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한국 증시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다"며 "투자 방식 이견으로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현 시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을 가장 크게 키울 수 있는 이슈로 인플레이션에 주목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단기 랠리가 이어지더라도 인플레 압력이 다시 고개를 들 경우, 연준의 긴축 전환과 국채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증시 버블을 위협할 수 있다"며 미국 증시 버블의 최대 위협이 인플레이션이라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고점 구간에 근접했으며,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 확대와 대규모 투자자금 유입이 과열 조짐을 강화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버블 논란'이 시장 안팎에서 제기된다. AI·빅테크 중심의 고평가 국면에서는 특히 인플레 리스크가 치명적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26일 발표될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로 향한다.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PCE 물가는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지표다. 시장에선 PCE가 지난달 전월 대비 0.2% 상승해 7월(0.3%)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10월 3일 발표될 9월 미국 고용보고서 역시 연내 금리 인하 속도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발표될 8월 미국 근원 PCE 물가가 둔화세를 보인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고,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달러가 되돌림을 보일 수 있다"며 "이달 말과 분기 말을 앞두고 연휴 직전 네고 물량이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10월 3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노동 수요 둔화가 확인될 경우 달러 강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