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임시주총서 정관 변경… 우선주·전환주 신설 포함법원 가처분 기각 이후 EB 발행 10월 이사회서 최종 판단자본조달 수단 다변화로 신사업 투자 명분 강화, 주주 반발은 여전애경산업, 남대문 메리어트 이어 이지스자산까지 인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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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광그룹
태광산업이 '신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 방식을 넓히고 있다. 교환사채(EB) 발행 논란 이후 '플랜B' 성격으로 정관 개정을 추진해 신주·우선주·전환주 발행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 '무차입 경영'을 고수해온 태광산업이 앞으로는 차입을 통한 조달까지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관 개정, 자본조달 다변화 포석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내달 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주 발행 방식 다양화 △우선주·전환주·상환주 신설 △호텔·리조트·블록체인·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목적 추가를 담은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신주 발행 방식을 제3자 배정이나 공모로 넓힌 것은 전략적 투자자와 기관 자금 유치를 겨냥한 조치다. 우선주·전환주·상환주 신설은 투자 성향에 따라 배당 안정성·성장성·안전성을 각각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조달 수단이다.이 같은 정관 정비는 태광산업만의 특수한 시도는 아니다. 삼성전자·SK·LG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은 이미 우선주·전환주·상환주 발행 근거를 정관에 두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제3자 배정이나 공모 발행을 활용해왔다.자금조달 수단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사전에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상장사의 보편적 전략이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지금껏 무차입 경영으로 사업을 이끌어온 태광이 이번 개정을 통해 적극적인 차입과 투자를 병행하려는 기조 전환으로 보고 있다.◆ 사법 리스크 해소 됐는데… EB, 10월 이사회서 결정법원이 EB 발행 금지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법적 불확실성은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가 많다.서울중앙지법은 9월 10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EB 발행 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트러스톤이 항고했지만 효력은 제한적이다. 가처분 단계에서 이미 기각된 만큼 EB 발행 자체를 법적으로 막을 장치는 사라졌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다만 태광산업 측은 즉각 EB 발행에 돌입하지 않고 다양한 대체 조달 카드를 열어두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앞서 EB발행 공시 과정에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등 진통을 겪었던 만큼 시장 상황을 충분히 살핀 뒤에 결론을 내겠다는 기류다.태광산업 측은 "EB 발행 관련해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정부 정책 및 시장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중"이라며 "10월 중 이사회를 열고 교환사채 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공시했다. -
- ▲ 태광산업 최근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남대문 일대에 흥국생명 소유 건물 6개를 잇는 '태광타운'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서성진 기자
◆ 2년 연속 적자에… 사업 체질 전환 시급태광그룹은 최근 인수·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태광산업 최근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남대문 일대에 흥국생명 소유 건물 6개를 잇는 '태광타운'을 구축한 데 이어, 애경산업도 품게 됐다.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도 도전하며 소비재·부동산·금융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11월 결정될 전망이다.그룹의 핵심 산업인 섬유·석유화학 업황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현 상황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2024년 연결 기준 태광산업의 매출액은 약 2조1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이상 줄었고 영업손실은 27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994억 원 적자에 비하면 폭은 축소됐으나 수익성 회복에는 한계가 드러났다.올해 7월에는 중국 스판덱스 사업 철수라는 결단이 내려졌다. 태광산업은 중국 법인의 가동을 중단하고 연내 철수하기로 했는데 최근 3년간 누적 900억원대 손실과 1분기 적자가 이어지자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실을 정리하고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태광산업 관계자는 "정관 변경은 그동안 차입 없는 경영을 해왔는데 향후 차입 경영을 할 수도 있는 것을 준비해두는 차원"이라며 "올해는 기존 사업의 업황이 더욱 좋지 못해 보유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수익 모델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