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산망 화재로 네이버가 대국민 공지 창구 역할민간엔 대비책 요구하면서 정부 전산망은 허술 운영 비판
  • ▲ ⓒ네이버 공지
    ▲ ⓒ네이버 공지
    국가 전산망이 화재로 멈춰 서면서 정부가 네이버를 통해 대국민 공지를 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27일 "다수의 행정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고 밝히며 네이버 공지 페이지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대국민 공지'를 게시했다. 정부가 자체 전산망이 아닌 민간 포털을 공식 안내 창구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네이버 공지란에 들어가면 '스마트 엔터 검색결과 테스트', '추천·구독탭 개편' 등 안내글 사이 최상단에 정부 공지가 자리하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MAU) 400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로, 이미 기상특보·시간별 날씨·재난문자 현황을 제공하며 '재난 포털'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정부 알림판 기능까지 대신 맡게 된 것이다.

    문제는 정부 전산망 자체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3년 전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민간 기업에는 다중화 서버 구축, 클라우드 백업 등 강력한 대비책이 사실상 의무화됐지만, 정작 규제를 주도하는 정부 전산망은 허술하게 운영돼 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버 이중화 같은 기본적 대비조차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민간에는 철저한 안전망을 요구하면서 정부 스스로는 대비에 소홀했다"는 비난도 나온다. 공공서비스가 멈추자 민간 플랫폼이 대신 국민 안내에 나서는 현실 자체가 정부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한 만큼 정부 요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