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후에도 흡연? 심근경색 위험 최대 64% ↑

암 진단 이후에도 흡연을 지속하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최대 64%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암을 계기로 금연하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심방세동의 경우 비흡연자와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조인영 교수,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암 환자의 흡연 지속 여부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서포티브 케어 인 캔서(Supportive Care in Cancer, IF=3.0)'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0~2016년 사이 암 진단 전후 건강검진을 모두 받은 환자 26만9917명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후 흡연 습관에 따라 △지속 비흡연군 △지속 흡연군 △금연군(암 진단 후 금연) △재흡연/흡연시작군으로 나눠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지속 흡연군은 비흡연군 대비 심근경색 위험이 64%, 허혈성 뇌졸중 61%, 심부전 55%까지 증가했다. 암 진단 후 다시 흡연을 시작한 그룹도 심근경색 53%, 뇌졸중 29%, 심부전 28% 위험이 높아졌다.

반면 암 진단을 계기로 금연한 환자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각각 22% 낮아졌고, 심방세동 위험은 비흡연자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줄었다. 연구팀은 "암 진단 후 금연이 환자의 생존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제1저자인 조인영 교수는 "암 환자의 금연은 단순한 생활습관 교정이 아니라 치료 성과와 생존율을 좌우하는 필수 관리 요소"라며 "의료진의 적극적인 금연 지도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신동욱 교수 역시 "흡연은 혈관 손상과 염증, 혈전 형성을 촉진해 암 치료 과정에서 심장 부담을 키우기 때문에 위험이 더 치명적"이라며 "혼자 끊기 어렵다면 의료진 상담과 금연 치료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