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국내 주식 팔고 미국주식 적극 순매수 행보증권업계, 8년만 최장 추석 연휴 앞두고 서학개미 유치 위한 경쟁 치열MTS 개편·해외주식 거래 페이백 마케팅·24시간 해외주식 데스크 운영
  • 국내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미국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8년 만의 최장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학개미를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각축전이 치열한 모습이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1일 기준 개인 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547억7114만달러(약 217조820억원)를 기록했다. 한 달 전인 지난 8월 말 1336억1264만달러(약 187조3783억원)에서 14% 급증한 규모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 9조원가량을 팔아치웠다. 지난달 말 들어 코스피 상승폭이 둔화된 가운데 올해 미 증시가 탄력적인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부담에도 미국 증시 낙관론은 여전히 강하다.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주요 대표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지수내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IT성장주 실적 눈높이가 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올해 내내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만큼 강한 실적 모멘텀을 보여주는 국가는 없다"며 "9월 랠리로 기술적 부담은 있지만 펀더멘털 개선세와 유동성 여건이 모두 긍정적이고 잠재적 매수 주체가 풍부하다"고 밝혔다.

    미국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지속되자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학개미를 위한 각종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문을 닫지만 미국증시와 유럽 증시 등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돼 황금 연휴에도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나 올해 추석은 2017년 이후 8년 만의 최장 기간인 열흘 동안 이어지는 만큼 증권업계는 해외주식 매매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주요 증권사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고객의 해외주식 거래 편의를 위해 24시간 해외 주식 데스크를 정상 운영한다.

    하나증권은 연휴 기간 중 21개국 주식 거래를 지원하며, 휴장일을 제외한 국가의 거래는 모두 정상 진행한다. 하나증권은 데스크를 24시간 운영해 온·오프라인 거래에 불편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연휴 기간 중 평일과 동일하게 글로벌 주식·파생 데스크를 24시간 운영한다.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온라인 거래가 가능한 국가는 물론 오프라인 매매 대상 국가도 동일 지원한다.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통해 원화만으로도 미국 등 주요 시장 거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운영한다.

    삼성증권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개편하고 AI 기반 해외주식 정보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대신증권은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 금액 구간별로 추첨을 통해 투자 지원금을 지급하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DB증권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해외옵션 거래 고객에게 수수료를 돌려주는 페이백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KB증권은 '싹 바뀐 해외선물옵션' 이벤트를 통해 거래 규모에 따라 모바일상품권을 제공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통상 추석이나 설날과 같은 명절 전에 해외주식 투자자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전략은 증권사별로 선보인다.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연휴 동안 해외시장·파생상품 등 다양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해외주식으로 눈 돌리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갈수록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