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모델·체외 환자 폐조직 분석 결과 발표항섬유화 유전자 'TIF1γ', 간·신장 이어 폐 섬유화 치료 효과 확인
  • ▲ (좌측부터)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 서울대 문도담 박사. ⓒ서울대병원
    ▲ (좌측부터)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 서울대 문도담 박사. ⓒ서울대병원
    심각한 호흡장애를 유발하지만 치료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폐 섬유증에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2일 서울대병원은 항섬유화 유전자 'TIF1γ'가 간경변과 신장섬유증에 이어 폐 섬유증에서도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 IF 12)'에 게재됐다.

    폐 섬유증은 폐 세포가 딱딱한 섬유조직으로 변하는 난치성 호흡기 질환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폐 기능 저하와 저산소증으로 이어져 심각한 호흡장애를 초래한다. 그러나 한번 섬유화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렵고 치료법이 없어 환자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와 문도담 박사 연구팀은 동물모델과 체외 배양 환자 폐조직을 활용해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항섬유화 유전자 'TIF1γ'에 주목했다. 

    이전 연구에서 이미 간과 신장에서 섬유화 억제 효과가 입증됐고, 폐 섬유증 환자 조직을 분석한 결과 건강한 폐에 비해 TIF1γ 발현이 현저히 낮았다. 이에 연구팀은 발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코돈 최적화와 나노지질체(Nanoparticle LNP) 적용 등 기술을 더해 임상 가능성을 높인 TIF1γ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했다.

    해당 치료제를 동물 모델에 투여한 결과 TIF1γ는 폐 섬유증 악화 과정에 관여하는 주요 세포들을 동시에 조절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독소물질에 의해 대식세포가 활성화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면서 폐 상피세포(AT2)가 섬유모세포로 변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TIF1γ가 복합적으로 차단했다"며 "TGF-β 신호 억제까지 확인돼 섬유화 진행이 억제되고 폐 기능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체외에서 배양한 인간 폐조직(PCLS)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섬유화로 인한 콜라겐 침착이 줄고 폐포 구조가 유지되는 등 단일 유전자 치료만으로 효과적 억제가 가능함이 확인된 것이다.

    김효수 교수는 "현재 임상 적용이 가능한 고품질 TIF1γ 유전자 치료제 완성을 위해 GMP 공정 개발 단계를 수행 중"이라며 "안전성 평가를 거쳐 임상시험에 진입하면 간경변증, 콩팥섬유증, 폐 섬유증 등 다양한 장기조직의 섬유화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중심병원사업(HI14C1277)의 지원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