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원 교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지원사업 선정조혈모세포이식 후 바이러스 감염 환자 대상표준 치료제 없는 BK바이러스 등 다중 감염 정복 도전
  • ▲ 유재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 유재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재원 교수 연구팀이 보건복지부와 재생의료진흥재단이 주관하는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활성화 지원사업' 과제에 선정돼 13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번 지원을 바탕으로 조혈모세포이식 후 바이러스 감염을 겪는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T세포치료제 임상에 착수한다.

    2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연구 과제의 정식 명칭은 '소아청소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후 다중 바이러스 항원 특이 T세포치료 임상연구'다. 대상은 기존 항바이러스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치료 지속이 어려운 환자들로, 공여자 유래 다중 바이러스 특이적 T세포치료제(LB-DTK-MV)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조혈모세포이식 환자는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복용해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엡스타인바이러스(EBV), BK바이러스(BKV) 등 잠복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기 쉽다. 이로 인해 폐렴, 장염, 뇌염, 출혈성 방광염 등 중증 합병증이 발생하며 특히 BK바이러스 감염은 현재까지 승인된 표준 치료제가 없어 임상 현장에서 치료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연구팀이 적용할 LB-DTK-MV는 조혈모세포 공여자 또는 부분일치 가족 공여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배양해 만든 세포치료제로 한 번 투여만으로도 다중 바이러스 감염을 동시에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세포 수준 연구에서는 CMV, EBV, BKV 항원에 대한 강력한 특이성을 보였으며 IFN-γ, TNF-α 등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감염 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능력이 확인됐다.

    해외에서는 1990년대 이후 유사 연구가 진행돼 70% 이상 치료 효과가 보고됐으나 맞춤형 제조 공정의 복잡성과 제한된 환자 수요로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최근 CAR-T 치료제 확산과 함께 세포치료제 생산·관리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이번 연구의 임상적·산업적 파급력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고위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로 분류되며 만 1세 이상 25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연구팀은 안전성 검증을 우선한 뒤 단계적으로 투여량을 늘려 적정 용량을 찾을 예정이다. 또한 투여 후 2주 내 바이러스 수치 변화와 증상 호전 여부를 평가하며 필요 시 추가 투여와 면역반응 분석도 병행한다.

    유재원 교수는 "이제까지 해외에서만 가능했던 첨단 세포치료를 국내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존 약물로는 해결하지 못했던 바이러스 감염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는 새로운 치료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약 21개월간 진행되며 연구팀은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기관 확장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외 학술지와 학회를 통해 성과를 공유하고 한국이 첨단재생의료 분야 글로벌 연구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