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트랜스젠더 애니메이션 문제 삼아 구독 해지 촉구머스크 "아이들 건강 위해 넷플릭스 끊어라" … 불매 운동 동참제작자 "거짓 주장" 반박에도 넷플릭스 주가 이틀 새 2% 하락
  • ▲ 일론머스크. ⓒ연합뉴스
    ▲ 일론머스크. ⓒ연합뉴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가 미국 보수 진영의 집중 공격에 휘말리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온라인상에서 구독 해지를 촉구하면서 불매 운동에 불이 붙는 양상이다.

    5일(현지시간) 더힐과 버라이어티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베니 존슨을 비롯한 우파 인사들은 최근 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데드 엔드: 패러노멀 파크'를 문제 삼고 있다.

    해당 작품은 2022년 방영된 뒤 이미 종영했지만 주인공 캐릭터의 트랜스젠더 설정을 이유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작품이 '7세 이상 시청 가능' 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넷플릭스 구독을 끊어야 한다"촉구했다.

    평소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머스크도 여기에 가세했다. 머스크는 전날 다른 엑스 이용자가 올린 "트랜스젠더 선전은 넷플릭스에서 배경에 숨어 있는 게 아니다. 이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라는 글을 자신의 계정에 공유한 뒤 "당신 자녀들의 건강을 위해 넷플릭스를 해지하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본인 역시 이미 넷플릭스를 끊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넷플릭스를 트로이 목마로 묘사한 만화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이것은 괜찮지 않다"고 전했다.

    해당 이미지에는 "트랜스젠더 워크 어젠다"(Transgender Woke Agenda)라는 문구가 "당신의 아이들"이라고 표기된 성안으로 슬쩍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워크(Woke)는 미 보수 진영이 정치적 올바름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진보주의를 비판할 때 쓰는 용어다.

    머스크는 자신의 장남이 여성으로 성전환하고 자신과 절연한 이후 트랜스젠더나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해 왔. 성소수자가 늘어나는 이유가 '워크'로 대변되는 진보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해당 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자인 해미시 스틸은 다른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에 올린 글에서 '넷플릭스가 아이들에게 트랜스젠더를 지지하는 콘텐츠를 강요하고 있다'는 보수 진영의 주장에 대해 "모두 거짓이며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스틸은 이후 추가로 올린 글에서 "극도로 불쾌하고 기이한 동성애 혐오 및 반유대주의(antisemitic)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해 조금 무섭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측은 언론의 논평 요청에 하지 않았다.

    넷플릭스 주가는 불매 운동 확산 여파에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1200달러대였던 주가 지난달 30일 1198.92달러로 내렸고, 이달 1일에는 1170.90달러로 2.34% 하락했다. 2일에도 1153.32달러로 하락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