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무관세 쿼터 47% 축소… 관세도 50%로 인상한국 철강 수출액, EU가 미국보다 많아 타격 불가피산업차관 "수출보증상품 신설 등 4000억 규모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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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철강 무역장벽을 강화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달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9일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인천항을 방문해 수출 현장을 점검하고 현대제철의 수출용 철강 적재 시설을 둘러본 뒤 "미국과 EU의 철강 관세 조치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10월 중 철강산업 대응책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문 차관은 이번 대책에 대해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한 품목별 전략 수립 ▲불공정 수입에 대한 통상 방어 강화 ▲수소 환원 제철·특수탄소강 등 저탄소·고부가가치 전환 투자 확대 ▲안전관리 및 상생협력 강화 등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철강기업과 금융권, 정책금융기관이 협력해 4000억원 규모의 수출보증상품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지난 6월부터 철강 품목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했다. 이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일(현지시간) 유럽 철강업계 보호를 위한 규정안을 발표하며 철강 무관세 수입 쿼터 총량을 전년 대비 47% 줄인 1830만톤으로 축소했다.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EU는 미국과 함께 한국 철강의 핵심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은 EU에 총 393만톤의 철강을 수출했으며, 이 중 263만톤은 한국에 배정된 쿼터, 나머지는 글로벌 쿼터를 활용해 무관세로 수출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EU 철강 수출액은 약 44억8000만달러(약 6조2836억원)로, 단일국가 기준으로 미국(43억4700만달러)을 앞질렀다.

    이에 따라 EU의 이번 조치는 한국 철강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규정안은 유럽의회와 EU 27개국 이사회 간 협상 등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시행 시기는 아직 유동적이다.

    문 차관은 "미국의 관세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은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수출은 멈추지 않는다'는 각오로 통상 환경 변화에 적기에 대응하고 현장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필요한 지원 방안을 지속해 발굴·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