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 재편 속 脫중국 선봉장美 전략광물 게르마늄·안티모니 등 수출 효자로故 최창걸 선구안 … 최윤범서 100년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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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울산 온산제련소를 방문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 준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고려아연
고려아연이 미국 전략광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그간 전사 차원에서 희소금속 생산 비중을 대폭 높인 전략이 최근과 같은 '핵심·희소 광물 패권 전쟁' 국면에서 빛을 발한다는 분석이다.특히 고려아연은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탈(脫) 중국' 정책 기조를 펼치는 과정에서 게르마늄, 안티모니 등을 미국에 수출함으로써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방산 핵심광물 비축 추진 … 고려아연 게르마늄 공급 체결 '돋보여'1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전략광물 시장 지배에 대응하기 위해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최대 10억 달러(1조4360억원) 상당 구매해 비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이는 앞서 중국이 최근 전략광물인 희토류와 관련된 기술 수출 통제를 한층 강화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맞서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핵심 광물은 무기 체계와 레이더, 미사일 탐지 기술 등 군수·방산 산업에 들어가는 필수 자원이다. 코발트, 안티모니, 게르마늄, 탄탈럼, 스칸튬 등이 해당한다.미국이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핵심 광물의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려아연은 앞서 지난 8월 미국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의 공급 및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울산 온산제련소에 1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설 공장은 오는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부터 연간 10톤 규모의 고순도 게르마늄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게르마늄은 위성 센서,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방사선 검출기 등 방산·우주 산업에 두루 활용되는 핵심 금속이다. 중국이 현재 글로벌 생산의 60~70%를 차지하는 금속으로, 중국이 수출 통제에 나선 지난 2023년보다 가격이 5배 증가한 상황이다.서방 국가들이 대체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의 협력은 미국의 탈 중국 공급망 재편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
- ▲ (왼쪽부터)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려아연
◆ 군수·방위 산업 필수 소재 '안티모니'도 수출 … 美 시장 성과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수출 확대도 눈에 띈다. 안티모니는 탄약, 방호 합금, 방산 전자장비 등 군수·방위 산업의 필수 소재로 꼽힌다. 미국은 '에너지법 2020'와 '국가방위비축법'에서 안티모니를 전략광물로 지정했으나, 그동안 중국산 의존도가 75%를 웃돌았다.이에 고려아연은 올해 6월부터 안티모니를 미국에 직접 수출하고 있다. 6월과 8월 각각 20톤의 안티모니를 미국에 수출한 고려아연은 연내 100톤에서 내년에는 240톤까지 수출 물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지난 2023년부터 전 세계 안티모니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자, 고려아연이 틈새를 노려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이와 같은 고려아연의 미국 시장 공략의 배경엔 회사의 희소금속 생산 비중을 늘린 선구안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자리 잡고 있다.실제로 고려아연은 아연·연·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뿐 아니라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희소금속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해 왔으며, 이들의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다.이와 더불어 최윤범 회장은 지난 8월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직접 만나 광물 공급망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달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도 합류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힘을 보탠 바 있다.업계에선 고려아연이 아연·연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인듐, 비스무트 등 희소금속을 회수·가공하는 기술을 갖춘 만큼 향후 한층 더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미국 진출은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다른 광물로 협력을 넓혀간다면 미국 내 전략적 파트너십은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