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로 성과 보상 … 이재용 '인재경영 철학' 제도화 시동

삼성전자가 임직원 보상 체계를 대폭 손질한다. 회사의 장기 성장과 주가 상승을 연계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Performance Stock Unit) 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겠단 구상이다. 이는 이재용 회장이 여러차례 언급한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 철학을 제도화한 것으로, 인재경영 행보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를 통해 새로운 PSU 제도 시행 계획을 안내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PSU는 향후 3년간의 주가 상승률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가가 많이 오를수록 보상 규모가 커지는 구조로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과가 맞물리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CL1~2(200주), CL3~4(300주) 직원에게 주식을 약정할 예정이다. 실제 지급은 3년 뒤인 2028년부터 3년간 균등하게 분할해 이뤄진다.

지급 규모는 3년 후 주가 상승률에 따라 결정된다. 2025년 10월 15일을 기준으로 2028년 10월 13일 주가가 20% 미만 오르면 주식이 지급되지 않고(0배), 20~40% 상승 시 0.5배, 40~60% 상승 시 1배, 60~80% 상승 시 1.3배, 80~100% 상승 시 1.7배가 적용된다.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르면 약정 주식의 2배를 받게 된다.

이번 PSU 제도는 1년 단위의 단기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달리 중장기적인 성과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임직원 보상을 주가와 직접 연결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의도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가 상승과 주주가치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기존 OPI 제도도 개선한다. 2026년부터 임직원은 OPI의 일부를 현금 대신 자사주로 수령할 수 있으며, 최대 50%까지 10%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주식 보상을 선택하고 1년간 보유할 경우, 해당 금액의 15%를 추가로 지급받는 혜택도 제공된다. 이 제도는 지난해 임원 대상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먼저 시행된 바 있으며 이번에 전 직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최근 성과급을 둘러싸고 이어진 노사 간 갈등도 점차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국삼성노동조합(전삼노)를 비롯한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한 SK하이닉스의 사례를 들어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지급하라는 요구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