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협상 마무리 단계" … 25% 車 관세 인하 기대현대차그룹 관세 부담 연 8.4조 … 영업이익률 급락3분기 2.7조 손실 추정 … 인하 시 4분기 실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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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한미 간 관세 및 무역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를 벗어나며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25% 관세의 인하 여부에도 기대감이 실린다.전문가들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25%를 유지할 경우 현대차그룹이 부담해야 하는 관세 비용이 연간 8조 원을 넘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 관세율 인하 조정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17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오후 워싱턴DC의 상무부 청사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동, 한미 통상 협상 후속 협의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함께했다.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양국 무역 협상의 대표격이다. 그간 한국과 미국은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투자 패키지 구체화를 두고 상당한 이견을 보여왔으나, 양측의 입장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아가는 것으로 풀이된다.일각에선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실제로 현대차, 기아는 전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히자 각각 주가가 8%, 7% 오르기도 했다.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한국산 자동차와 일부 품목에 대한 미국의 상호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했으나,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 관세는 여전히 25% 수준에 머무른 상황이다.반면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는 15%로 조정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현대차·기아 등을 비롯한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실질적인 관세 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다.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한국 25%, 유럽연합(EU)과 일본 15%가 적용되는 현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관세로 인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8조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OEM) 톱 4사로 꼽히는 토요타 6조2000억 원과 GM 7조 원, 폭스바겐 4조6000억 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이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9.7%에서 6.3%로 3.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토요타(-1.6%포인트), 폭스바겐(-1.2%포인트)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타격이다.그러나 15%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 관세 비용은 5조3000억 원으로 급감한다. 영업이익률은 7.5%를 기록할 것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다봤다.증권가에선 특히 관세 부담이 집중된 3분기에만 현대차와 기아가 입은 합산손실이 최대 2조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가 약 1조5000억 원, 기아가 약 1조2300억 원을 각각 관세로 지불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 삼성증권은 양사가 합산 최대 2조4000억 원의 손실을, NH투자증권은 2조45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따른 실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62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업계에선 양국 간 관세 인하 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4분기 현대차그룹의 실적 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향후 10일 내로 결론이 나올 것이라 언급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라며 "관세가 25%에서 15%로 조정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관세 피해액은 수조 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조지아 신규 공장 등 미국 현지 생산량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8년까지 4년간 86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해 조지아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