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수협·산림조합 대출잔액 2021년 比 62조원 이상 증가상호금융권 상반기 당기순이익 7485억원 … 지난해 반토막 수준당국, 연말까지 충당금 적립률 최대 130% 확대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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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공포가 재현되며 글로벌 금융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에서도 취약 부문 중심의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지는 ‘美지역은행 부실 공포, 韓 현실은’ 시리즈를 통해 지방은행, 상호금융 등 각 부문의 구조적 리스크를 해부하고, 금융당국의 대응체계와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편집자주]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현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전성이 악화되며 지역 경제 기반의 상호금융권이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수협·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단위조합 중 적자를 기록한 곳은 2021년 25개소에서 올해 222개소로 8.8배 급증했다.농협의 적자 조합은 2021년 3개소에서 올해 연말 손익추정 기준 76개소로 늘어나 25배 이상 증가했다. 수협은 같은 기간 2개소에서 41개소로, 산림조합은 20개소에서 105개소로 각각 20배, 5배 이상 확대됐다.같은 기간 상호금융 3사의 총 대출잔액은 2021년 348조7000억원에서 올해 411조4000억원으로 62조원 이상 증가했다.◇고정이하여신 5배 급증 … 2000년대 이후 최고 연체율 기록상호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대출금 중 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021년 4조8862억원에서 올해 24조6827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농협의 고정이하여신은 4조1717억원에서 21조21억원으로 치솟았고, 수협은 5835억원에서 2조8885억원으로, 산림조합은 1310억원에서 7921억원으로 각각 늘었다.이와 함께 연체율도 크게 상승했다.6월 말 기준 수협의 연체율은 7.82%로 2001년 이후 최고치, 농협은 4.7%로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협의 연체율은 8.36%로 전년 말 대비 2.33%포인트 상승하며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도 8.37%로 2005년 6월(8.87%)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충당금 압박에 손익 회복 더뎌 … 업계 "규제 유예 필요"상호금융권의 수익성 악화도 심화되고 있다.NH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신협 등 상호금융 5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48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5512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농협은 상반기 934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전년(1조5800억원) 대비 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수협은 13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신협 역시 3333억원의 순손실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새마을금고는 상반기 1조328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1963년 창립 이후 62년 만의 최대 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자(1조7423억원)에 이은 대규모 손실이다.이에 지역경제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호금융이 흔들릴 경우 소상공인과 고령 농어민 등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상호금융중앙회장단 간담회에서 "부실 PF 부분이 계속 (상호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 대출과 관련돼 부실이 확대되는 부분을 빨리 잡아서 신속한 금융 회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굉장히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이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에 연말까지 충당금 적립률을 최대 130%까지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업계는 충당금 확충 부담을 호소하며 규제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상호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연체율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된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일부 개선이 예상되지만, 충당금 적립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으로 손익 회복은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