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17일 CEO 인사 선제 단행책임경영 강화 및 사업 재편 속도‘바이오+글로벌’ 새 성장 축 주도할까
  • ▲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바이오 사업부문 대표ⓒCJ그룹
    ▲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바이오 사업부문 대표ⓒCJ그룹
    CJ그룹이 CEO 인사 선제 단행을 통해 바이오·글로벌 신성장 축 재편에 대대적으로 나선다. 적임 CEO를 선제적으로 배치해 실적 부진을 만회할 단기 사업계획과 중기전략을 조기에 확정하겠다는 의지다. 

    17일 CJ그룹은 주력사인 CJ제일제당의 새 대표이사로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물러나는 강신호 부회장을 대신해 ‘바이오 전문가’가 수장을 맡게 되면서, 부진한 실적 만회와 체질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신임 대표는 CJ제일제당 바이오 남미사업담당, 글로벌마케팅담당, 기술연구소장 등을 거친 정통 ‘바이오통’으로, 글로벌 사업 운영과 전략·R&D 분야에서 두루 성과를 쌓아왔다.

    2023년부터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맡으며 경영 전략과 실행력 모두에서 실적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그룹 최초 공채 출신 부회장으로 CJ제일제당을 이끌어온 강신호 대표는 건강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으며, CJ그룹은 이를 수용해 윤 신임 대표를 후임으로 낙점했다.

    이와 함께 CJ푸드빌 대표이사에는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가 내정됐다.

    이 대표는 CJ푸드빌 투썸본부장, CJ Foods USA 대표 등을 거친 식품사업 전문가로, CJ푸드빌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사업 구조 혁신을 동시에 추진할 적임자로 꼽힌다. 이 대표는 기존 CJ프레시웨이 대표직도 겸임한다.
  • ▲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겸 CJ푸드빌 대표이사ⓒCJ그룹
    ▲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겸 CJ푸드빌 대표이사ⓒCJ그룹
    이번 조기 인사에는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1조1190억원, 영업이익 61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6%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도 2분기 매출 4조3224억원, 영업이익 2351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특히 식품사업부문은 순매출 2조6873억원, 영업이익 901억원으로 매출 1%, 영업이익 34%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가 뚜렷했다.

    특히 주력 신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사업의 부진은 CJ제일제당의 발목을 잡는 분야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60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이 14%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사업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트립토판 시장 경쟁 심화와 대두박 가격 하락 등이 바이오 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윤석환 신임 대표의 선임이 단기 실적 회복보다 중장기적 구조 개편과 바이오 글로벌 전략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그간 식품사업의 안정성과 바이오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투트랙 성장축’으로 제시해왔다.

    CJ푸드빌의 경우 해외 진출과 프리미엄 전략으로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CJ그룹 경영혁신TF에서 활동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 이 대표 선임을 통해 글로벌 사업 구조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한편 CJ그룹이 예년보다 한 달 이른 시기에 정기인사를 단행한 것은 그룹 내 긴장감을 반영한다. 지난달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을 지주사 CJ에 신설되는 미래기획실장에 임명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하기도 했다.

    CJ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그룹 차원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각 사업 부문별 성장 전략을 조기 확정하고, 신임 CEO 주도의 중장기 계획을 빠르게 가동하기 위한 포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을 이끌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CEO 인사를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